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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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기 방역특공대’부터 ‘드론방역’까지…모기와의 전쟁 선포한 지자체

강남구 서울 최초 ‘드론방역’ 시행
순천시 10여 년간 미꾸라지 방류

최근 모기의 이른 등장으로 국내 지방자치단체들이 모기 방역에 나서고 있다.

모기. 게티이미지뱅크

31일 서울시 ‘모기 예보’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서울 아파트·주택 지역 ‘모기 활동 지수’는 66.6으로 5월 기준 역대 최고치였다. 지난해 같은 날(40.4)보다 1.6배 높은 수치다. 이전까지 5월 역대 최고 기록은 2021년 5월 63.1 이었다.

 

서울시는 시내 54곳에 설치한 ‘디지털 모기 측정기’로 측정한 모기 수와 강수량, 기온 등을 종합해 매일 모기 활동 지수를 발표하고 있다. 지수가 높을수록 모기가 왕성하게 활동한다는 뜻이다.

 

25~50 사이는 ‘관심’ 단계고 50을 넘으면 ‘주의’, 75를 초과하면 ‘불쾌’ 단계다. 31일 기준 모기 활동 지수는 43.3로 ‘관심’ 단계다.

 

올해는 아파트·주택 지역에서 6일 처음 50을 넘었고 이후 26일까지 주의 단계인 날이 15일간 지속됐다. 5월 역대 최다다. 한강 등 하천가는 모기가 더 많아 지난 22일부터 매일 최고치인 지수 100을 기록하고 있다.

서울 중구 ‘찾아가는 모기 유충 구제 사업’. 서울 중구

예년보다 빠른 모기 발생 현황에 따라 각 지자체는 모기 박멸을 위한 대책을 내놓고 있다. 서울 중구에선 문자 한 통으로 모기를 잡을 수 있다. 중구는 10월까지 ‘찾아가는 모기 방역 소통폰’을 운영한다. 문자 접수로 방역소독을 신청할 수 있다.

 

하수구나 빗물받이 등 모기의 주요 서식지에 방역소독이 필요한 경우 신청인의 이름과 주소를 소통폰(010-8684-3404)에 문자로 보내기만 하면 된다. 다만 소독의무대상시설과 사유 공간은 제외된다.

 

문자로 접수된 지역엔 ‘찾아가는 방역특공대’가 직접 출동한다. 현장 조사 후 맞춤형 방역을 실시하고 처리 결과까지 알려준다.

 

구는 “이상 기후로 때 이른 모기가 대거 출몰하며 사전 방역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며 “여름밤 불청객 모기는 말라리아, 일본뇌염 등 각종 감염병의 매개체로 구민들의 건강을 해칠 우려가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강남구는 서울 최초로 ‘드론 방역’을 실시한다. 구는 차량과 사람이 진입하기 어려운 지역을 방역하고자 3월 드론 1기를 도입했다. 10월까지 매주 2회 하천과 공원 등 환경친화적인 약품을 살포할 계획이다.

 

유충 구제에는 토양 미생물을 활용해 모기와 깔따구 유충만 선택적으로 죽이는 미생물 살충제를 사용하고 성충 구제에는 천연물질 성분 살충제를 쓴다. 드론 방역은 2018년 경기 김포시가 국내 최초로 도입했다.

 

인천 서구도 이달 초부터 매주 한 번씩 검단신도시 일대에 모기 잡는 드론을 띄우고 있다. 신도시 공사장 물웅덩이에 장구벌레가 많지만, 공사장 펜스가 높아 사람이 들어갈 수 없기 때문이다. 충북 제천시도 의림지, 솔방죽 등 저수지에 드론을 띄워 살충제를 뿌린다.

모기 유충인 장구벌레의 천적 관계를 이용한 지자체도 있다. 전남 순천시는 다음 달 순천만국가정원 등에 장구벌레를 잡아먹는 미꾸라지 3만9000여 마리를 푼다.

 

순천시는 2013년부터 모기 퇴치를 위해 미꾸라지 방류 행사를 진행해오고 있다. 시는 미꾸라지 한 마리가 하루 1100개체의 모기 유충을 잡아먹어 ㎡당 5마리를 방사하면 90% 이상 모기유충 방제효과가 있는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고 설명했다.


김지호 기자 kimjaw@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