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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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김정숙 인도 방문 의혹투성이지만 검찰 수사가 우선이다

【아그라(인도)=뉴시스】전신 기자 = 인도 방문 일정을 마친 김정숙 여사가 7일 우타르프라데시주 아그라 군공항에서 공군 2호기에 탑승하며 환송 인사들에 인사를 하고 있다. 2018.11.07. photo1006@newsis.com

문재인 전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의 2018년 11월4일 인도 방문을 둘러싼 의혹이 날로 증폭하고 있다. 새롭게 밝혀진 사실 중 가장 납득하기 어려운 대목은 3박4일간 기내식 비용으로만 무려 6292만원의 예산을 썼다는 사실이다. 6292만원은 근로소득자의 평균 연봉 4214만원(2022년 기준)의 1.5배이며, 4인 가족의 5년 치 식비에 해당한다. 방문단 인원이 36명이었으니 1인당 기내식 비용이 175만원에 달한다. 네 끼를 먹었다면 끼니당 44만원이다. 국민 혈세를 이렇게 흥청망청 썼다는 사실에 분노하지 않을 국민이 없을 것이다.

 

게다가 김 여사는 ‘문화체육부 장관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인도를 방문한 것으로 드러났다.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정부 대표단 명단에는 도종환 문체부 장관이 ‘정부 대표단장’으로 돼 있다. 그동안 더불어민주당은 “도 장관은 ‘정부 공식수행원’으로 동행한 것”(이해식 수석대변인)이라고 해명해 왔다. 배 의원이 공개한 명단 내용이 사실이라면 자서전을 통해 ‘영부인 단독 외교’라고 한 문 전 대통령 기술도 거짓이 된다. 문 전 대통령은 자서전에서 자신이 인도 측 초청을 고사하자 인도 측에서 대신 김 여사를 보내 달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김 여사가 2018년 7월 남편과 국빈 방문한 나라를 불과 넉 달 만에 또다시 홀로 찾은 배경부터가 석연치 않다. 인도 측은 당초 외교부 장관을 초청했지만, 일정 때문에 문체부 장관으로 대체됐고, 관련 공문에도 김 여사 방문 희망 내용은 없다고 한다. 김 여사로 인해 대통령 전용기인 ‘공군 2호기’가 동원됐고, 청와대 직원 13명도 동행했다. 장관 차원의 방문이었으면 2500만원 정도면 충분한데 김 여사가 나서며 총 2억3670만원을 지출하게 됐다. 그냥 덮기 어려울 정도로 여러 의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의혹이 확산하자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어제 ‘김정숙 여사 특검법’을 발의했다. 그러자 민주당은 “‘채 상병 특검법’ 물타기이자 ‘김건희 여사 방탄용 특검’”(윤건영 의원)이라고 반발했다. 현재 이 사건은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가 수사 중이다. 신속히 진상을 밝혀야 하지만, 검찰 수사를 지켜보는 게 우선이다. 국민의힘 내에서도 “(검경이) 수사하면 될 일”(성일종 사무총장)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수사가 미진했을 경우에 특검 도입을 논의하는 게 이치에 맞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