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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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찾은 외국인, 카드 총사용액 늘었지만…1인당 씀씀이는 급감

중국인 전용 제로·알리페이 결제도 미미
제주도 “외국인 수요 증가세 소비 회복 기대”

제주를 찾은 중국인 등 외국인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총 신용카드 사용액은 늘어났지만 1인당 씀씀이는 크게 줄고 있다.

 

제주도는 지난 1∼4월 제주 방문 관광객 신용카드(신한카드) 사용액이 1조862억원으로 집계돼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6% 증가했다고 4일 밝혔다.

제주시 동문시장 찾은 중국 크루즈관광객.

이 기간 제주를 방문한 내외국인 관광객은 438만5000명(내국인 384만5463명·외국인 54만392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7% 늘었다.

 

외국인 관광객이 439.2% 급증하면서 카드 사용액이 지난해보다 80.9% 늘어 1883억원을 기록했다.

 

업종별로 보면 전 업종에서 고르게 증가세를 보이는 가운데 음식점업(259.9%), 소매업(147.5%) 분야가 크게 증가했다. 이어 운수업(59.2%), 예술스포츠여가업(41.8%), 기타 서비스업(41.0%), 숙박업(38.9%) 순이다.

 

제주도는 제주 기점 국제 직항노선 확대 등으로 외국인 관광객이 전년 대비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2023년 한해 외국인 관광객 소비지출은 4558억원으로 전년보다 180.5% 증가했다.

 

하지만 ‘큰손’으로 불렸던 중국인 관광객들이 지갑을 열지 않아 1인당 씀씀이는 줄었다.

제주 방문 외국인 1인당 개별여행객 지출경비 연도별 추이. 제주관광공사 제공

올해 1~4월 외국인 관광객 신용카드 사용액을 관광객 수로 나누면 1인당 지출은 34만8000여원(추산)에 불과했다. 작년 동기 103만8000여원의 3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제주관광공사의 ‘2014~2023 제주방문객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 1인당 개별여행객 지출경비는 1039달러(약 140만원)로 최근 10년간 가장 적었다. 

 

연도별로 보면 2014년 2016달러, 2017년 1310달러,  2019년 1199달러로 감소세를 보인다.

 

중국인 관광객 유형이 단체 여행객에서 MZ세대 중심의 개별 여행객으로 바뀌면서 면세점에 편중했던 소비 패턴에 변화가 일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내 경기 침체도 소비 위축의 원인으로 분석된다.

 

중국인 관광객 전용 결제수단인 ‘제로페이-알리페이’ 결제도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1월부터 5월 19일까지 제로페이 결제는 3만3716건·15억1382만원, 알리페이의 경우 2만947건·7억6964만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전통시장인 제주시 동문시장과 서귀포시 올레시장에서 제로페이는 1만2716건·3억5877만원, 알리페이는 1만69건·2억9425만원으로 나타났다.

제주 찾은 크루즈 관광객.

제주도는 6월 들어 중국과 일본발 국제 직항노선이 늘어나고 크루즈 관광도 활성화되면서 외국인 수요는 당분간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5월 기준 제주발 국제노선은 중국 베이징과 상하이, 싱가포르, 일본 오사카 등 4개국 16개 도시 주 168편에 이르고, 올해 들어 크루즈 관광객도 25만9000명을 넘어섰다.

 

중국 하얼빈, 텐진 노선이 6월 잇따라 신설되고, 7월에는 일본 도쿄 노선도 취항할 예정이다.

 

한편, 같은 기간 내국인 관광객의 카드 사용액은 8979억원으로 지난해보다 4.9% 줄었다. 내국인 관광객 수는 8.7% 감소했다.

 

제주도 관계자는 “중국인 관광객 전용 결제수단인 ‘제로페이-알리페이’ 프로모션도 4월부터 시행하고 있어 전반적 소비 증가에 일부 기여할 것으로 예상한다”라며 “국내외 경기침체와 물가상승 등 대내외 악재로 인한 영향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지만 외국인 관광객 유치와 내수 진작을 병행하는 투트랙 전략으로 제주관광 활성화에 힘써나가겠다”고 말했다.


글·사진 제주=임성준 기자 jun2580@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