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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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라인 전 국가대표 김대철씨, 3명의 생명 살리고 떠나

병원 이송 중 심정지로 뇌사상태
김씨 가족, 상태 악화에 기증 결정
"많은 분들이 오래오래 기억해 주길"

인라인 전 국가대표가 뇌사장기기증으로 3명의 생명을 살리고 세상을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 3월 15일 가톨릭대학교 은평성모병원에서 김대철씨가 뇌사장기기증으로 생명을 살리고 하늘의 별이 됐다고 5일 밝혔다.

 

김씨는 2월13일 갑상선 수술을 받은 부위 이상으로 응급차로 병원 이송 중 발생한 심정지로 뇌사상태가 돼 뇌사장기기증으로 간장과 신장을 기증해 3명의 생명을 살렸다.

 

김씨 가족들은 기적과 같은 희망을 품고 회복을 바랐지만, 점점 상태가 악화하자 기증을 결심했다.

 

가족들은 “삶의 끝에서 누군가를 살리는 좋은 일을 하고 간 좋은 사람으로 많은 분들이 오래오래 기억해 주길 바란다”고 했다.

 

서울시에서 1남 1녀 중 장남으로 태어난 김씨는 책임감이 강하고, 바쁜 부모님을 대신해 동생을 잘 챙겨주는 따뜻함을 가진 사람이었다고 한다. 또밝고 유쾌한 성격으로 리더십이 있고, 어려운 사람을 보면 늘 먼저 다가가 도움을 줬다.

 

김씨는 어릴 적부터 어그레시브 인라인을 타는 것을 좋아해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받으며 인라인 국가대표로 활동했다. 인라인에 대한 애정도 남달라 사업장을 따로 운영했고, 대한익스트림스포츠 연맹 이사로 활동하며 많은 사람이 스포츠에 대한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했다.

 

김씨의 아내 김연희씨는 “지난 19년 동안 함께 나눈 사랑과 행복한 기억들 잊지 않고 살아가겠다”며 “당신과 함께한 모든 순간들이 선물이었다. 하늘나라에서 우리 가족 모두 지켜줘. 당신은 듬직하고 다정한 최고의 아빠이자 남편이었어. 사랑해”라며 눈물을 흘렸다고 기증원은 전했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이삼열 원장은 “생명나눔을 통해 3명의 소중한 생명을 살린 기증자와 유가족에게 감사드린다”며 “생명나눔은 사랑이자 생명을 살리는 일이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한 분의 생명이라도 더 살리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재영 기자 sisleyj@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