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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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 오디오 박물관 ‘오디움’…소리를 오감으로 체험하다

소리와 오디오를 기반으로 한 전시·체험 공간이 문을 열었다. 

 

서전문화재단은 서울 서초구에 ‘오디움'(Audeum)’이 5일 개관했다고 밝혔다. 

 

5일 개관한 오디오박물관 ‘오디움’ 외부 전경. 오디움 제공

오디움은 1877년 유성기 발명 이후 150년간의 오디오 발전사를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관련 자료를 수집, 보존, 연구 및 전시하는 전문 사립박물관이다. KCC 창업주 고 정상영 명예회장의 유산과 정몽진 회장이 사재를 출연해 건립했다.

 

청각 및 음향 콘텐츠 관련 장비를 수집, 보존, 연구, 관리하고, 이를 대중과 공유함으로써 삶의 질 향상과 사회 치유를 위한 문화 예술 저변 확대를 꾀하고 선한 영향력을 전파하고자 하는 것이 오디움의 설립 취지다.

 

오디움은 연면적 22만4246㎡(약 6만7800평), 지상 5층·지하 2층 규모다. 세계적인 일본의 건축가 쿠마 켄고가 디자인한 국내 최초 건축작품이다. 밝은 알루미늄 파이프 2만개가 수직으로 건물을 감싸 빛과 그림자가 마치 숲에 스며드는 효과를 내면서 도심 속 자연을 표현했다. 

 

오디움 내부 전시장 모습. 오디움 제공

오디움 전시실 벽은 나무로 단차를 두어 흡음력을 높였다. 웨스턴 일렉트릭사의 대표 오디오 시스템 중 하나인 ‘미러포닉’이 전시된 지하 2층 라운지의 공간은 청음에 유효한 천을 자재로 사용해 꽃 형태의 공간을 연출했다. 

 

오디움의 시각 정체성I(visual Identity) 디자인을 맡은 일본 디자이너 하라 켄야는 박물관의 주요 소장품인 스피커 형태를 이용해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곳의 심벌마크’를 표현했다. 정문에 설치된 조형물은 물론, 오디움 사이니지, 웹사이트 등에서 이 심볼을 볼 수 있다. 

 

웹사이트에도 소리를 시각화한 장치들을 사용했다. 일본의 ‘헤이마(Heima)’라는 그룹이 연주한 바흐의 무반주 첼로 연주곡과 스피커 모양의 오디움 로고 애니메이션을 접목해 소리의 매력을 전한다.

 

오디움은 이날부터 개관전 ‘정음(正音): 소리의 여정’전과 ‘수집과 기록’전(특별전시실 1), ‘뮤직박스’전(엑시트 갤러리)을 진행한다. 정음에서 선보이는 소장품은 오랜 기간 전문가의 확인 및 검증 작업을 거쳐 선별됐다. 19세기 축음기와 뮤직박스, 1920년대부터 60년대의 빈티지 오디오 시스템 등 다양한 컬렉션으로 구성했다. 

 

2, 3층 전시실에서는 오디오 시스템을 통해 웅장한 사운드를 체험할 수 있다. 라운지는 약 10만장의 희귀 LP가 전시되어 있다.

 

오디움은 매주 목요일~토요일 3일간 문을 열고 일요일~수요일까지 4일간은 전시품 정비를 위해 휴관한다. 오래된 빈티지 제품들로 최적의 상태를 유지하기 위한 것이다. 전시 관람은 사전 예약을 해야 한다.

 

오디움 관계자는 “오디움은 세계 최초의 오디오박물관으로서 대중들은 국내외 오디오 파일과 빈티지 오디오시스템을 통해 자신의 소리를 찾는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많은 시민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