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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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직구식품 주의보

식약처 “해외직구 식품 안전성 보장할 수 없어
위해성분 포함된 제품 섭취 피해 발생 가능성”

지난해 해외직구를 통해 국내로 들어온 효능·효과 표방 제품 1600개 중 281개 제품에서 국내 반입 차단 대상 원료와 성분이 확인됐다.

 

5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해 위해 성분이 의심되는 해외직구 식품 1600개를 구매해 성분 결과를 진행한 결과 281건(17.6%)건에서 국내 반입 차단 대상 원료와 성분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특히 체중감량 효과 표방 제품이 104건으로 가장 많았다. 근육 강화 표방 제품이 39건, 효과 표방 제품이 96건으로 그 뒤를 이었다.

 

위해물질이 발견된 해외직구 상품. 식약처 홈페이지 캡처

체중감량 효과를 표방하는 식품군에서 가장 많이 확인되는 위해성분은 ‘센노사이드’(25건)로 나타났다. 센노사이드는 변비 치료에 사용되는 의약품 성분으로 체지방 분해 및 감소 등 효능은 없다. 다량 섭취하면 설사, 복통, 구토 등 증상을 유발한다.

 

그 다음으로 많이 검출된 성분은 ‘요힘민’(10건)이다. 이 성분은 과량섭취시 혈압상승, 불안유발, 배뇨빈도 증가 등 부작용이 발생한다. ‘페닐에틸아민(10건)’도 검출됐다. 이 성분 역시 과량섭취시 불안, 흥분, 두근거림 등 신경학적 부작용이 우려된다.

 

근육강화 효과를 표방하는 제품에서 가장 많이 확인된 위해성분은 단백동화 스테로이드(15건), 선택적 안드로겐 수용체 조절물질(SARMs, 2건) 등 순이었다. 단백동화 스테로이드는 남성에게 탈모· 고환 축소· 여성형 유방 등의 부작용을, 여성에게는 남성화· 생리 불순 등의 부작용을 일으킨다.

 

성기능 개선 효과 제품군에서 가장 많이 확인된 위해성분은 허니고트위드(25건), 무이라푸아마(13건), 실데나필(7건) 순으로 많았다. 이들은 각각 어지러움증, 위장장애, 심근경색 등의 부작용을 유발한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안전성이 확인되지 않고 위장장애, 두통, 저혈압 등 부작용을 일으키는 ‘무이라 푸아마(13건)’도 확인됐다.

 

심근경색, 심장돌연사, 협심증 등을 유발하는 발기부전치료제 성분인 ‘실데나필(7건)’도 발견됐다.

 

면역력 향상 효과 표방 제품군에서는 항히스타민제에 사용하는 의약품인 ‘에키네시아’, ‘이카린’ 등의 성분이 확인됐다.

 

식약처는 위해성분이 확인된 제품에 대해 관세청에 통관보류를 요청하고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온라인 판매 사이트 접속차단을 요청하는 등 관계기관과 협업하여 국내 반입, 판매되지 않도록 조치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해외직구 식품은 해외 판매자로부터 직접 배송을 받기 때문에 안전성을 보장할 수 없고 위해성분이 포함된 제품 섭취에 따른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김기환 기자 kk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