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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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프로그룹, 총 26명 제대군인 채용… 경력 단절 막는다

에코프로비엠 19명, 에코프로머티리얼즈 7명 등 총 26명 제대군인 근무중
제대군인 리더십, 인내심 등 조직생활에 도움돼
국가보훈부의 제대군인 고용 우수기업 인증도 지난해 받아
현충일 앞두고 충북 오창 충혼탑 주변 환경 정화활동 실시

세계 1위의 양극소재 기업인 에코프로그룹이 제대군인을 고용해 사회복귀를 돕고 있어 화제다.

 

5일 에코프로그룹에 따르면 제대군인이란 5년 이상 군에서 복무하다가 전역한 예비역을 말한다.

 

제대군인 출신으로 일하고 있는 에코프로비엠 박종광(왼쪽) 수석과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이시형(오른쪽) 사원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에코프로 제공

현재 에코프로비엠에는 19명, 에코프로머티리얼즈에는 7명 등 모두 26명의 제대군인이 근무중이다.

 

제대군인 경력 단절을 막고 군에서의 경험을 회사에 성공적으로 접목한 두 회사는 지난해 국가보훈부로부터 '제대군인 고용 우수기업' 인증을 받은 바 있다.

 

에코프로 사내 소통 채널인 ‘에코톡톡’은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제대군인 임직원을 인터뷰했는데 직원들의 반응이 뜨거웠다.

 

에코프로비엠 설비기술팀 박종광 수석은 33년 동안 군에 복무한 아버지를 보면서 12년간 직업군인의 길을 걷다가 제대 후 에코프로비엠에서 제2의 삶을 살고 있다.

 

“어릴 적 제복을 입은 아버지의 모습이 너무 멋있어서 직업 군인을 꿈꿨다"며 "제대 후 방산업체 등에서 일하다가 2009년 생산팀 반장으로 에코프로에 합류했다"고 말했다.

 

또 "군에서 나라를 지킨다는 자부심이 에코프로에서는 양극재 1위 제품을 만든다는 자긍심으로 이어지고 있어 명예롭다"며 "나의 손길을 그친 양극재들이 전 세계에서 달리는 전기차의 심장이 되고 있다고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큰 기쁨이다”고 덧붙였다.

 

박 수석은 “군에서 1000명 이상을 제대시키면서 발휘한 리더십이 에코프로에서도 큰 도움이 됐다”며 “초창기 양극소재를 만들 당시 직원들을 다독거려서 아이디어를 모아 개선활동을 통해 불량률을 낮출 수 있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에코프로 임직원은 지난 4일 충북 청주시 청원구 소재 오창 충혼탑에서 환경정화 봉사활동을 펼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몇 개월 뒤면 정년퇴직을 하는 박수석은 “충북 오창 CAM3에서 첫 출하 제품이 나왔을 때 너무나 감격스러웠다”면서 “퇴직 후에도 회사에 보답할 수 있는 부문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이시형 사원은 2003년 입대해 포항 해병대 1사단에서 하사관으로 복무하다가 퇴직한 뒤 에코프로머티리얼즈에 입사했다.

 

그는 이라크 파병부대 출신이다. 

 

이 사원은 전쟁지역에 파병 갔으니 자신의 운명을 장담할 수 없어 머리카락 몇 올을 부모님께 전하고 파병을 갔다고 한다. 

 

그는 전역 후 철강회사를 다니다가 회사가 어려워지면서 퇴직해 폴리텍대학 전기과에 들어갔다.

 

철강회사에 다니면서 ‘기술’이 자신의 몸값이라는 확신이 들었기 때문이다. 

 

60여 명의 입학 동기 가운데 성적이 우수한 5명이 에코프로머티리얼즈에 경력 입사했다.

 

이시형 사원은 “군에서 사회생활의 기본기를 배웠다. 시간 개념, 일머리, 인내 등을 통해 내가 단련됐다. 그게 회사 생활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전구체는 중국이라는 큰 산이 있지만 3~4년 후에는 이 산을 넘을 것이라는 기대감과 자부심으로 회사생활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에코프로는 지난 4일 충북 청주시 청원구에 위치한 오창 충혼탑 일대를 찾아 기념비 닦기, 주변 잡초 제거 등 환경정화 봉사활동을 실시했다.

 

오창 충혼탑은 15m 높이의 탑으로 청주 출신 호국영령들의 위패를 모신 곳이다.


포항=이영균 기자 lyg0203@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