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진 동거녀의 직장에 찾아갔지만 ‘방해하지 말고 가라’는 말을 듣고 흉기를 휘둘러 숨지게 한 60대 남성에게 항소심 재판부가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춘천재판부 제1형사부(민지현 부장판사)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A씨(63)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8월25일 오후 3시50분쯤 강원 강릉시 성산면에 위치한 공장에서 흉기를 휘둘러 과거 동거녀였던 B씨(58)를 숨지게 한 혐의를 받아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지난해 8월 중순쯤 B씨가 자신과 다툰 다음 집에서 짐을 모두 챙겨 나가자 그가 근무하는 공장을 찾아간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B씨는 A씨와 8년가량 동거했던 사이로 집을 나간 이후 연락이 되지 않았으며 결별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A씨는 B씨가 근무를 하는 것을 보고 “집에 가자”는 등 말을 건넸으나 “일하니까 방해하지 말고 가라”는 취지의 말을 듣고 범행을 저질렀다. 무시를 당했다고 생각한 그는 B씨에게 흉기를 휘두른 것으로 밝혀졌다. 이로 인해 치명상을 입은 피해자는 과다출혈로 현장에서 숨졌다.
지난 2월 9일 춘천지법 강릉지원에서 열린 1심에서 재판부는 “피고인은 범행 이후 구호 조처를 하기는커녕 흉기를 든 채로 피를 흘리며 도망가는 피해자를 잡으러 쫓아갔던 중 출동한 경찰에게 체포됐다”며 “살해 방법이 매우 잔인하고 그 죄질이 극히 나쁘다”고 지적했다.
이어 “유족들은 치유하기 어려운 크나큰 충격을 받았고, 정신적 고통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며 “피고인은 유족들과 합의하겠다는 의사를 피력하나, 실질적인 피해회복을 위해 노력한 정황은 보이지 않는다”고 양형 이유를 밝히며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1심 판결에 불복한 A씨는 양형 부당 등을 이유로 항소했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원심과 같은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2022년 여성가족부에서 발표한 여성폭력통계에 따르면 교제폭력 범죄 검거인원수는 2020년 8982명에서 2021년 1만554명으로 전년 대비 1572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수치로 17.5% 증가한 것이며 전체 인구 10만명당 교제폭력 범죄율은 2020년 17.3건에서 2021년 20.4건으로 전년 대비 17.9%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한 교제폭력 범죄유형별 구성 비율을 보면 2020년과 2021년 모두 폭행・상해가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구체적으로 2021년 집계된 범죄는 기타를 제외한 체포・감금・협박이 9.5%, 주거침입 8.5%, 성폭력 1.4%, 살인 0.2%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