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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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전력반도체 전용팹 조성…부산 ‘제2 소부장’ 특화단지 시동

기장군서 신규공장 착공식 개최

아이큐랩, 1000억원 투입 건설
8인치 SiC 전력반도체 첫 생산
수입 대체·인력 양성 효과 기대

부산 전력반도체 특화단지를 비롯한 ‘제2기 소부장(소재·부품·장비) 특화단지’ 활성화를 위한 태동이 본격 시작된다. 수입 의존도가 높은 전력반도체를 국내 기업에서 생산하는 전용 팹(fab·반도체 생산 공장)이 부산 기장군에 들어선다.

부산시는 5일 부산 기장군 장안읍 동남권방사선의과학산단에서 전력반도체 투자유치기업 아이큐랩 본사 및 신규공장 착공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전력반도체는 전력의 변환·변압·안정·분배·제어 등의 기능을 수행하는 반도체로, 전원 및 배터리로부터 공급되는 전력을 자동차나 스마트폰 등의 기기에 맞는 전압·전류로 변환하는 역할을 한다.

부산시는 지난해 7월 소부장 특화단지 중 전력반도체 특화단지로 선정된 이후 산업부와 맞춤형 지원방안을 마련해 6개 선도 기업을 선정하는 등 전력반도체 특화단지 조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부가 추진하는 소부장 특화단지는 기술 자립화와 공급망 내재화를 목적으로 지정하며, 각 지정 단지들은 기반시설 구축과 공동 테스트베드 설치 등 다양한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이날 아이큐랩 착공식은 지난해 10월 부산시와 본사 이전 등을 포함한 투자양해각서를 체결한 지 8개월 만에 이뤄진 것이다. 전력반도체 특화단지 선정 이후 성사된 첫 대규모 투자인 만큼 이를 발판으로 특화단지 조성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아이큐랩은 2018년 설립된 실리콘카바이드(SiC) 전력반도체 설계 및 기술 개발 전문기업으로, 최근 3년간 매출이 20배 증가하는 등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정부가 지난달 ‘소부장 특화단지 맞춤형 지원방안’을 발표하면서 1호 투자기업으로 선정됐다.

아이큐랩은 신규 공장에 1000억원을 투입해 국내 최초 8인치 SiC 전력반도체 소자를 설계·생산할 계획이다. 2025년 하반기 완공과 더불어 가동될 예정으로, 200명 이상의 신규 고용 창출과 전력반도체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SiC 반도체는 미국과 독일 등이 세계 시장을 주도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의 경우 초기 단계에 머무르고 있어 SiC 반도체의 9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아이큐랩 신규공장이 본격 가동에 들어가면 수입에 의존하던 SiC 반도체를 일정 부분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특화단지 활성화를 위한 정부 차원의 다양한 투자사업이 가시화되고 있다”며 “부산 전력반도체 특화단지 활성화를 위한 테스트베드·연구개발(R&D)·인력양성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오성택 기자 fivesta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