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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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마당] 서울시·영월군의 ‘아름다운 상생’

저출산·고령화와 수도권 인구 집중으로 지방소멸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지방자치단체마다 문제 해결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2021년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된 곳은 정부의 지방소멸대응기금을 활용해 지역의 특성화 자원을 바탕으로 창의적이고 차별화된 투자계획을 수립, 주도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일자리와 교육, 문화 등 다양한 기회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어 지방 청년인구의 지속적인 유출을 막아내기 어려운 실정이다.

특히 저출산과 청년의 유출이 지방소멸의 주요 요인이라는 점에서 지자체만의 노력으로 성장 동력을 만들고 도시의 활력을 높이는 데는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이 점에서 서울시와 강원 영월군이 함께하는 다양한 지역 상생사업들은 정주인구 경쟁에서 벗어나 지역을 오가는 생활인구를 늘리고,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어 지역소멸 위기 극복을 위한 대안으로서 커다란 의미를 갖는다.

최명서 강원 영월군수

영월군은 2020년부터 ‘청년이 희망이다’라는 슬로건으로 청년의 취업, 창업, 주거, 일자리, 문화의 통합관리 체계를 구축하고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에 타 지자체와의 다양한 정책 연계와 교류를 늘리기 위해 2019년부터 시작된 서울시의 지역연계형 청년 창업 지원사업인 ‘넥스트로컬’에 꾸준히 참여하고 있다.

최근 5년간 서울의 42팀이 영월군에서 창업활동을 진행했다. 그중 13팀이 최종 우수팀에 선정되는 등 창업 성공을 이뤘다. 서울 청년들의 창업은 지역경제 상승 효과를 이끌었다. 특히 폐광지역인 북면 마차리 지역에 ‘위로약방’으로 창업한 넥스트로컬 3기 한은경 청년 대표는 지역주민들과 상생하며 영월의 쑥과 잣을 이용한 다양한 제품을 선보여 지난해 중소벤처기업부 최종 라이콘 기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지난해 7월 넥스트로컬 5기 발대식에선 지방소멸과 인구정책의 연대성을 높이고자 오세훈 서울시장을 만나 지역 협업관계를 더욱 돈독히 하고 지역의 문제를 서울시와 함께 해결하기 위해 ‘로컬다움’에 대한 깊은 공감대도 형성했다. 오 시장 역시 늘 서울과 지방의 상생방안을 숙제로 안고 지역과 함께 발전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해 서울시와 영월군 간 정책 연계가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영월군은 서울시민의 농촌 문화와 힐링체험의 장으로 운영되고 있는 영월 서울농장에 서울시민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 책읽는 서울광장 ‘동행마켓’에 참여해 대표 농산물 홍보와 지역 농가 판로도 지원할 계획이다. 수도권과 지방의 동반 성장을 위해서는 지역이 가진 ‘로컬다움’을 이용한 상생의 노력이 더더욱 필요하다. 단순한 인적교류를 넘어서서 상생의 정책과 가치를 공유하고, 지역 문화가 서울과 다른 게 뒤처진 것이 아니라 고유성과 우수함, 편리함의 다른 표현일 수 있다는 걸 인식하는 게 중요하다.

지방소멸 대응과 지역균형 발전의 선제적 모델인 서울시·영월군의 넥스트로컬 사업이 미래세대의 주체인 청년의 삶에 희망을 더하고 꿈을 실현하는 모델로 자리 잡고, 서울과 지방의 상생사업이 더욱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하고 광범위하게 펼쳐지길 기대한다.

아울러 영월군은 제천~영월~삼척 고속도로 건설 등 교통여건의 개선, 강원특별법 특례 시행에 따른 기회를 잘 활용해 미래 100년을 이끌어갈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최명서 강원 영월군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