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과 신세계그룹이 미래 성장 동력을 키우기 위해 손을 맞잡았다. 온·오프라인 유통 및 물류, 상품, 미디어 콘텐츠 분야 등에서 전방위 협업에 나서기로 한 것이다. 특히 신세계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채널에 CJ 물류 인프라를 결합해 효율성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CJ그룹과 신세계그룹은 5일 서울 중구 CJ인재원에서 ‘CJ-신세계 사업제휴 합의서(MOU) 체결식’을 했다.
이번 MOU는 두 그룹이 격변하는 시장 환경에 신속하게 대응하고 경영 효율성을 높여 그간 각각 쌓아온 ‘1등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고자 하는 의지의 산물로 평가된다.
협약에 따라 신세계의 SSG닷컴과 G마켓 등 이커머스 부문은 CJ대한통운과 물류 협업을 강화한다. 이르면 다음달부터 G마켓의 익일보장 택배 서비스는 CJ대한통운이 맡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다음날 도착이 보장되는 주문 마감 시간이 오후 8시에서 자정으로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 또 G마켓과 CJ대한통운은 판매자(셀러) 대상으로도 도착보장 서비스 협력을 강화한다. 셀러는 판매를 늘릴 수 있고 고객은 더 많은 상품을 빨리 받을 수 있다.
SSG닷컴은 물류 시스템 고도화를 위해 쓱배송과 새벽배송, 물류센터 등 시스템 운영의 상당 부분을 CJ대한통운이 맡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경기 김포 등에 지은 첨단 물류센터를 CJ대한통운에 단계적으로 이관하는 방안도 협의 중이다.
신세계 이커머스 부문은 CJ대한통운의 배송 네트워크를 통해 고객 편의성을 높이고 물류비용을 상담 부분 절감할 것으로 기대한다. SSG닷컴은 물류비용 절감을 바탕으로 그로서리(식재료) 분야를 더욱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SSG닷컴은 그로서리 분야에서 이마트의 상품 선별과 소싱 등 1등 대형마트 역량을 기반으로 하고 있어 다른 온라인몰 대비 만족도가 높다. 본래 강점인 그로서리에 힘을 쏟아 특화 경쟁력으로 삼겠다는 게 SSG닷컴의 구상이다.
아울러 양 그룹은 협업 상품 개발에도 나설 계획이다. 양사가 수십 년 동안 축적한 노하우를 상품 기획 단계부터 결합하는 방식을 통해서다. CJ제일제당과 이마트로 대표되는 제조와 유통 선도기업들이 힘을 합칠 경우 뛰어난 품질과 합리적 가격을 갖춘 상품이 나올 것으로 양측은 기대하고 있다.
이밖에 양사는 미디어 사업과 콘텐츠 분야는 물론 멤버십 분야에서도 협력을 강화한다. 현재 신세계는 신세계포인트와 신세계유니버스클럽 등을 운영 중이고 CJ는 CJ ONE 포인트 멤버십을 가지고 있다. 신세계 멤버십은 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 쇼핑 혜택이라는 강점이 있다. CJ는 CGV, 올리브영 등 독보적인 전문 분야에서의 포인트 적립과 사용이 장점이다. 양사는 멤버십 혜택을 공유하여 적립처, 사용처 등 고객 혜택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두 그룹의 협력은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손자이자 사촌지간인 이재현 CJ그룹 회장과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의 동맹이라 더욱 눈길을 끈다. 정용진 회장이 이커머스 시장이 커지는 것을 고려, 물류 부문 강화를 강력히 추진한 결과가 이번 협력으로 이어졌다는 전언이다.
두 그룹은 “양사는 유통, 식품, 문화 등 고객과 접점이 많은 산업에서 혁신을 주도해왔다는 공통점이 있다”며 “긴밀한 협업을 통해 양사의 성장성을 제고하고 고객 만족을 끌어낼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