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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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0경기를 치르고 복귀해도 긴장되긴 마찬가지였다…한화에서 통산 1701경기째 소화한 김경문 감독 “감회가 새롭더라”

“감회가 정말 새롭더라고요”

 

프로야구 KT와 한화의 2024 KBO리그 맞대결이 펼쳐진 5일 수원 KT위즈파크. 지난 2일 한화의 제14대 사령탑으로 선임된 뒤 전날 2193일 만의 KBO리그 복귀전을 치른 김경문 감독을 경기 전 만났다. 오랜만의 복귀긴 하지만, KBO리그에서 이미 1700경기를 지휘하며 산전수전 공중전까지 모두 경험한 백전노장의 사령탑이기에 그리 새로울 것도 없을 것 같지만, 김 감독은 새로웠단다. 그는 “우리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이 모두 저의 복귀전에 귀중한 1승을 만들어줘서 조금 더 홀가분한 마음으로 앞으로 경기르 치를 수 있을 것 같다”고 공을 돌렸다. 이어 “한화 감독 내정설부터 선임, 어제 경기 승리까지 온 연락을 따져보면 2008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땄을 때 다음으로 많은 연락이 왔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복귀전에서 김 감독이 야심차게 톱타자로 내세웠던 유로결은 이날은 9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장한다. 이날 한화의 라인업은 1번 황영묵(2루수)-2번 하주석(유격수)-3번 김태연(1루수)-4번 노시환(3루수)-5번 안치홍(지명타자)-6번 채은성(우익수)-7번 최재훈(포수)-8번 장진혁(좌익수)-9번 유로결(중견수)다. 김 감독은 “어제의 톱타자는 오늘은 좀 더 타선을 뒤로 해줘서 조금 더 편하게 치게끔 해주려고 9번으로 뺐다”고 설명했다.

올 시즌을 준비하면서 2루 수비 연습을 거의 하지 않았지만, 김 감독의 복귀전에서 2루수로 선발 출장해 준수한 수비를 보여준 안치홍에 대해선 “이게 베테랑의 품격 같은 것이다. 2루수로 뛰진 않았어도 2루 수비는 훈련을 하고 있을 줄 알았다. 그런데도 베테랑답게 전혀 문제 없이 해주더라. 어제 고생했으니 오늘은 지명타자로 뺐다”고 설명했다.

두산과 NC에서 사령탑으로 896승(30무774패)을 거뒀던 김 감독은 전날 승리를 추가해 통산 900승에 3승을 남겨두게 됐다. 900승은 대전 홈으로 가서 달성하면 되는 것이냐 묻자 김 감독은 손사래 치며 “선수들이 그런 것에 신경쓰다 괜히 부상당하고 그럴까봐 걱정된다. 900승은 시간이 지나면 당연히 따라오는 것이다. 선수들이 그런 부분에 부담갖는 걸 원치 않는다”라고 말했다.

 

김 감독의 복귀전에서 선발로 등판한 전체 1순위 고졸신인 황준서는 3이닝 동안 4사구 6개를 내주며 3이닝 동안 91구를 던졌다. 많은 투구수로 인해 단 3이닝 만을 소화해야 했다. 김 감독은 “황준서에 대해 전혀 실망하지 않았다. 고졸 신인이 프로 형들과 마운드에서 싸운다는 것 그 자체가 대단한 것이다. 제구가 좋지 않았지만, 그래도 위기 상황을 막아내고 하는 것 보면서 괜찮다고 봤다. 좋은 장점이 많은 투수라 앞으로 기대대로 성장한다면 굉장히 훌륭한 투수가 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열흘 쉬고 돌아오면 다시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할 것이다. 선발 투수로 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감독의 복귀 두 번째 경기 선발은 대체 외국인 투수 하이메 바리아다. 김 감독은 “바리아가 60개 정도 투구수를 소화할 것이다. 그 뒤엔 원래 선발 예정이었던 김기중을 붙여서 2∼3이닝을 맡기고자 한다”면서 “어제도 불펜에서 6이닝을 던졌기 때문에 두 투수가 최대한 이닝을 끌어줬으면 한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김 감독은 취임식 때 ‘트레이드는 매우 필요한 제도’라고 말한 바 있다. 트레이드에 대해 묻자 김 감독은 또 다시 손사래 치며 “선수들이 불안해한다. 감독이 온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트레이드부터 생각할 리가 없지 않나. 지금의 선수들을 많이 봐야한다. 트레이드는 당분간은 절대 없다. 선수들 불안하지 않게 트레이드 얘기는 쓰지 말아달라”라고 당부했다.

 

김 감독은 팀 도루 최하위에 처져있는 상황을 바꾸기 위해 적극적으로 뛰는 야구는 주문하고 있다. 그는 “상대에게 도루 3개 내주면 우리도 2개는 해야되는 것 아닌가. 지금은 선수들이 자신감 있게 뛰도록 해줄 것이다. 어제 유로결이가 7회 출루하자마자 도루자를 하지 않았나. 그래도 실패의 경험에서 배우는 게 있다. 내 역할은 그저 믿고 기다려주는 것이다. 오늘은 분명 도루를 성공시킬 것이다. 두고봐달라”라고 말했다.


수원=남정훈 기자 ch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