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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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당 국민총소득 일본 첫 추월… 신용 인플레에 높아진 대출 문턱 [한강로 경제브리핑]

◆1인당 국민총소득 3만6194달러...일본 첫 추월

 

지난해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사상 처음으로 일본을 넘어서며 인구 5000만명 이상 국가 가운데 6위에 올랐다.

 

지난 5일 점심시간 서울 명동 거리 모습. 연합뉴스

수출 호조와 한국은행의 국민계정 기준년 개편으로 우리나라의 국민소득은 늘어난 반면, 일본은 초엔저 탓에 미국 달러화로 환산된 규모가 줄어서다. 한은은 우리나라 1인당 국민소득이 수년 내 선진국 수준으로 평가되는 4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1인당 GNI는 3만6194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국민계정 통계의 기준년을 변경한 결과다. 

 

한은은 최근 생산기술, 산업구조 등을 반영하기 위해 국민계정 통계의 기준년을 5년마다 변경한다. 이번에 기준년을 2015년에서 2020년으로 바꾸면서 그동안 반영되지 않은 소규모 사업자가 많이 포착되는 등 우리나라 경제규모 자체가 커졌다는 것이 한은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우리나라 1인당 GNI도 기존 3만3745달러에서 3만6194달러로 상향 조정됐다.

 

한은 최정태 국민계정부장은 “기준년 개편 결과 한국의 1인당 GNI는 이탈리아보다 적고, 일본과 대만보다 많은 수준이 됐다”며 “일본을 제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은 인구 5000만명 넘는 국가 기준 미국과 독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에 이어 1인당 GNI 6위(2022, 23년)에 올랐다. 일본은 엔화 가치가 떨어지면서 2022년 5위에서 지난해 7위(3만5793달러)로 밀렸다.

 

올해 1분기 실질 GNI는 567조5000억원으로 직전 전기 대비 2.4% 증가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1.3%)을 웃돌았다. 1분기 상승폭 기준 2016년 이후 8년 만에 최고치다. 1분기 GNI 증가는 실질무역손실이 작년 4분기 17조원에서 11조3000억원으로 축소된 영향이 크다.

 

◆신용 인플레에 높아지는 대출 문턱

 

은행권이 건전성 관리를 위해 대출 심사를 강화하면서 신용대출의 문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단행된 대규모 신용사면 등으로 전반적으로 차주(돈을 빌린 이)들의 신용점수가 높아진 ‘신용 인플레이션’ 현상이 심화해 대출 문턱을 높였다는 게 은행권 전언이다. 

 

5일 전국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 4월 신규 신용대출 평균 신용점수(KCB 기준)는 926.45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4월(917.86점)과 비교하면 9점 가까이 올랐다.

 

인터넷전문은행 3사(케이·카카오·토스뱅크)에선 더욱 가파르게 상승했다. 이들 3사의 신규 신용대출 평균 신용점수는 지난해 12월 872.84점에서 올해 4월 925.10점으로 뛰었다.

 

신규 마이너스 통장 개설을 위한 신용점수도 오름세다. 5대 은행의 지난 4월 고객 평균 신용점수는 956.9점으로 지난해 4월(945.5점)보다 11.4점이나 높아졌다.

 

보통 신용점수가 950점을 넘기면 초고신용자로 분류된다. 앞으로도 초고신용자가 아니면 시중은행에서 마이너스 통장을 개설하기 힘들 수 있다는 얘기다.

 

이처럼 차주들의 신용점수가 올라간 것은 은행들이 신용 인플레에 대응해 변별력을 높이고자 대출 심사를 강화한 결과로 풀이된다. 실제로 정부는 최근 코로나19와 고금리 등으로 연체 이력이 있던 서민·소상공인을 대상으로 대규모 신용사면을 한 바 있다. 핀테크 업체에선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다양한 신용점수 올리기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개인신용평가기관 KCB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체 평가 대상 4953만3733명 중에서 신용점수 900점을 넘은 비중은 43.4%(2149만3046명)에 달했다. 

 

은행권의 대출 문턱이 높아지면서 중·저신용자 등 취약계층이 제도권 금융 밖으로 밀려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다. 은행 문턱에 막힌 고신용자들이 제2금융권으로 향하면서 풍선효과가 일어나고 있는 탓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직한 임금 근로자 중 34%는 임금↓

 

2022년 일터를 옮긴 직장인 3명 중 1명꼴로 임금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 이직자 10명 중 8명은 중소기업으로, 1명은 대기업으로 이직한 것으로 조사됐다.

 

5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일자리 이동통계 결과’에 따르면 2022년 직장을 옮긴 근로자는 415만9000명으로 전년 대비 19만7000명(5.0%) 증가했다.

 

일자리 이동 근로자의 65.1%는 임금이 증가했다. 전년과 비교해 2.7%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임금이 감소한 일자리 이동 비율은 34.0%로 전년보다 2.5%포인트 둔화했다.

 

전체 이동자의 기업규모별 비중을 보면 중소기업이 71.3%, 대기업이 14.9%, 비영리기업이 13.9%를 각각 차지했다. 이 중 중소기업 이동자의 81.9%는 다른 중소기업으로 옮긴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12.0%는 대기업, 6.1%는 비영리 기업으로 각각 옮겼다.

 

청년층일수록 이직이 활발했다. 일자리 이동률은 29세 이하에서 22.1%로 가장 높았다. 이어 30대(16.6%), 60세 이상(14.7%) 순이었다.


김수미 선임기자 leol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