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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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민, 앱 화면 바꿨지만…'자체배달 주문 유도' 논란

정률제 '배민배달' 기본 노출…'가게배달'은 한 번 더 클릭
배민 "개인 선호 따라 맞춤형 화면 제공"

배달의민족이 정률제 수수료 서비스인 자체 배달(배민배달) 주문을 유도한다는 지적이 제기된 후 최근 앱 화면을 개편했다.

하지만 자체 배달 주문을 유도하는 것 아니냐는 문제는 여전하다.

배민 측은 앱 메인홈 노출 방식을 개선해 이달 초부터 일부 지역에서 앱 업데이트가 순차적으로 적용되기 시작했다고 6일 밝혔다.

앱 화면 상단에 서비스별 탭을 만들어 배민배달, 가게배달, 포장, 장보기·쇼핑 등 배민의 서비스를 나란히 보여주는 방식이다.

자체 배달인 '배민배달'과 대행사를 이용한 배달인 '가게배달'을 나란히 동일 면적으로 노출했다는 것이다. 배민배달은 정률제 수수료이지만 가게배달은 대부분 정액제 수수료 구조다.

배민 관계자는 "'가게배달'보다 화면이 큰 '배민배달'만 잘 보인다는 사장님들 목소리가 있어 동등한 크기로 노출하도록 개선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문제는 앱을 열었을 때 가장 먼저 '배민배달' 탭이 기본으로 노출된다는 점이다.

최근 앱 업데이트가 완료된 이용자가 배민 앱 메인홈을 보면 화면 상단 가장 왼쪽의 '배민배달' 탭과 바로 아래의 돈가스·회, 찜·찌개, 중식, 치킨, 버거, 카페·디저트 등 상세 음식 카테고리가 한눈에 들어온다.

치킨 한 마리를 주문한다면 배민 앱을 열자마자 치킨 닭다리가 그려진 아이콘을 누르면 주변 치킨 매장이 나오는 식이다.

'가게배달'을 이용하려면 메인홈에서 '배민배달' 탭 오른쪽의 '가게배달'을 눌러야 세부 카테고리가 나타난다.

'배민배달'이나 '가게배달'의 차이를 잘 모르거나 잘 의식하지 않은 소비자라면 기본 노출로 설정된 '배민배달'에서 주문하는 것이 자연스러울 수 있다.

자영업자 인터넷 카페에서 일부 외식업주는 "누가 두 번째 탭을 누를 생각을 하겠느냐", "공정거래위원회가 개선하랬더니 개악했다" 등 불만을 표시했다.

이에 대해 배민 관계자는 "개인별 맞춤형 화면을 제공해 선호하는 서비스 탭을 먼저 볼 수 있도록 했다"면서 "4주 정도 테스트를 거쳐 화면이 변동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배민은 지난 1월 요금제를 개편하면서 자체 배달은 '배민배달'로, 대행사를 이용한 배달은 '가게배달'로 각각 이름을 바꿨다.

그러나 외식업주들이 '가게배달' 메뉴 크기를 '배민배달'보다 작게 만들어놓은 데다 '가게배달'로 들어가 쿠폰 받기를 누르면 '배민배달'로 들어가게 했다고 불만을 제기했고 배민은 지난 4월 이런 문제를 개선할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배민의 앱 노출 방식을 놓고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은 "자사 우대나 기만적 광고 등 위법행위가 있는지 확인해 보겠다"고 말했다.

한 외식 프랜차이즈 점주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배민 정액제 (울트라콜) 상품만 이용하다가 정액제 상품으로 바꿨다면서 "매상이 너무 안 나와 어쩔 수 없이 며칠 전에 '배민클럽'에 가입했다"고 말했다.

배민클럽에 가입한 외식업주는 배민에 주문 중개 이용료로 음식값의 6.8%(부가세 포함 7.48%)를 내야 하므로 매출이 늘수록 배민에 지급하는 수수료도 늘어난다. 업주가 부담하는 배달요금이나 결제 수수료는 별도다.

배민이 지난달 28일 '록인'(Lock-in·충성고객 확보) 효과를 노리고 시작한 배민클럽은 배민의 구독 서비스로 배민 자체 배달로 이뤄지며 정률제 수수료 기반이다.

배민클럽 표시가 있는 가게에서 알뜰배달(여러건 묶음배달)은 배달비가 무료이며 한집배달로 주문하면 배달팁은 1천원 이하로 할인된다.

배민은 배민클럽을 유료화할 계획인데 구독료는 아직 정하지 않았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