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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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초등생, 교감 폭행 처음 아니었다…“증거있냐”는 학부모 항의에 촬영

전북 전주의 한 초등학교에서 초등학교 3학년 학생이 교감의 뺨을 때리는 영상이 퍼져 논란이 된 가운데, 해당 학생이 교감을 폭행한 것이 처음이 아니라는 주장이 나왔다.

 

6일 인스타그램 ‘교권지킴이’(teacher_keeper) 계정은 전주 초등생 A군 사건 관련, “피해 교감이 맞은 것이 처음이 아니고 숱하게 맞았다. 그래서 옆에서 다른 교사가 촬영한 것”이라는 교사들의 제보 내용을 공개했다. 교권지킴이 계정은 교권침해 사안 관련 내용을 주로 올리는 계정이다.

 

제보 내용에 따르면 교감은 평소 A군에게 수차례 폭행당했으나 학부모가 “우리 애가 선생님들 때린 증거 있냐”고 항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증거를 남기기 위해 다른 교사가 일부러 촬영했다는 것이다. 제보자는 “평소엔 (폭행 강도가) 더 심했다”고도 전했다.

 

피해 교감은 평소 A군을 전담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교권지킴이 계정에 따르면 교육청은 A군이 해당 학교로 전학 가는 대신 일대일 전담강사를 보내주기로 약속했다. 그러나 전담강사가 일주일 만에 그만두면서 교감이 A군이 문제행동을 일으킬 때면 전담해서 맡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을 제보한 교사들은 “아이는 4∼5교시면 집에 가겠다고 하고, 학부모는 아이가 집에 오면 아동학대로 신고하겠다고 하던 상황”이라며 “사건 당일도 하교하던 A군을 교감이 막는 과정에서 욕하고 침 뱉고 뺨을 때린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A군은 이달 3일 오전 무단 하교를 시도하던 중 이를 제지하던 교감에게 “개XX” 등의 욕설을 하며 교감의 뺨을 여러대 때렸고, 폭행 장면이 담긴 영상이 퍼지면서 논란이 됐다. 영상에는 A군이 교감에게 침을 뱉거나 팔뚝을 물고 책가방을 휘두르는 장면 등이 담겼다. 아이의 폭행에도 교감은 체념한 듯 뒷짐을 지고 있는 모습이었다. 

 

A군은 교감의 만류에도 결국 집으로 돌아갔고, 학부모는 A군의 하교에 항의하면서 학교를 찾아와 담임교사를 폭행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A군의 학부모는 평소에도 학교를 대상으로 아동학대 신고를 일삼았고, A군은 학교에서 문제행동을 일으켜 수차례 전학을 다닌 것으로 파악됐다.

 

학교 측은 이 사건으로 A군에게 출석 정지 10일 처분을 내렸다. 전주교육청은 교육적 방임에 의한 아동학대로 보호자를 고발했고, A군의 담임교사도 폭행 혐의로 학부모를 경찰에 신고했다.


세종=김유나 기자 yo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