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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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내 성폭행’ 예방?…인도 항공사, 여성에 ‘남성 옆자리 기피 옵션’ 제공

인도 항공사 ‘인디고항공’ 여성 승객에게 좌석 선택시 다른 여성 위치 확인 옵션 제공
4월 FBI ‘기내 성폭행’ 보고서 “일반적으로 가해자는 남성, 피해자는 여성이나 미성년”

인도 항공사 중 하나인 인디고항공(IndiGo Airlines)이 여성 승객을 대상으로 ‘남성 옆자리 기피 옵션’을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CNN방송에 따르면 인디고 항공은 여성 승객이 온라인으로 항공편을 체크인하고, 좌석을 선택할 때 다른 여성이 어디에 앉아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새로운 옵션을 시범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2006년에 설립된 이 항공사는 인도에서 하루 2000편 이상의 국내선 및 국제선 항공편을 운용한다.

 

인디고항공 측은 CNN에 “이 옵션은 혼자 여행하거나 가족 예약의 일부로 여행하는 여성에게 제공될 것”이라며 “이는 우리 회사의 ‘#GirlPower 정신’에 부합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여성 승객들의 여행 경험을 더욱 편안하게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는 새로운 옵션 도입을 발표하게 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면서 “모든 승객에게 비교할 수 없는 여행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이 새로운 옵션 역시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우리가 취하고 있는 많은 단계 중 하나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CNN은 “인디고항공이 여성에게 다른 여성이 어디에 앉아 있는지 볼 수 있는 옵션을 제공하는 이유를 명시하지 않았다”면서도 “비행 중 여성과 어린이에 대한 폭행은 전 세계적으로 정기적으로 보고되고 있다”고 짚었다. CNN은 이같은 서비스 제공의 목적을 ‘기내 성폭행’을 예방하기 위한 조치 중 하나로 해석한 셈이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국에서는 항공기 내 범죄가 FBI 관할권에 속한다. 지난 4월 FBI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서 벌어진 기내 성폭행 사건은 96건 접수됐다. 보고서는 “보통 원치 않는 접촉의 형태를 취하는 항공기 내 성폭행은 범죄자를 감옥에 가둘 수 있는 중범죄”라며 “일반적으로 가해자는 남성이고, 피해자는 여성과 보호자가 없는 미성년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일반적으로 장거리 비행 시 객실이 어두울 때 사건이 발생하며 피해자들은 대개 담요나 재킷을 덮은 채 잠을 자고 있다”면서 “피해자들은 옷이나 속옷 안에서 느껴지는 동승자 손 때문에 잠에서 깨어났다고 증언한다”고 전했다.


조성민 기자 josungm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