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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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찾은 네덜란드 국방장관… “北의 무모한 행동 확대 막기 위해 모든 것 할 것”

네덜란드 호위함 부산항 기항
안보리 대북제재 이행에 동참
“북·러 무기거래 강력히 규탄
韓과 국방·방산 등 힘 합칠 것”

“네덜란드는 북한의 핵 개발과 사용 능력을 크게 우려합니다. 우리는 북한의 무모한 행동이 더 이상 확대되지 않도록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할 것입니다.”

지난 3일 부산 남구 해군작전사령부 부산작전기지를 찾은 카이사 올롱그렌 네덜란드 국방장관은 올해 네덜란드 해군이 국제 대북제재 해상 활동에 처음으로 참여하게 된 계기를 이같이 설명했다.

카이사 올롱그렌 네덜란드 국방장관이 지난 3일 부산 남구 해군작전사령부 부산작전기지에 기항한 네덜란드 해군 호위함 트롬프 갑판에서 세계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지난 1일부터 5일까지 부산에 기항한 네덜란드 해군 호위함 트롬프(HNLMS)는 부산해군기지 출항 후 한국 영해 밖에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에 따른 대북제재 이행에 동참하고 있다. 트롬프는 6050t급 방공호위함으로 대잠·대수상전도 수행할 수 있다.

올롱그렌 장관은 북한과 러시아의 무기거래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그는 “러시아의 국방력은 몇몇 국가가 지원하는 무기에 의존하고 있고, 북한은 그 국가 중 하나”라며 “우리는 (안보리 제재를 위반한) 무기거래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했다.

네덜란드는 러시아와 3년째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의 든든한 동맹국 중 하나다. 올롱그렌 장관은 “러시아가 불법 침공을 계속하는 한 네덜란드는 우크라이나에 군사 훈련 및 탄약 등 필요한 모든 것을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네덜란드는 서방 지원 무기를 이용한 우크라이나군의 러시아 본토 타격에 대해서도 지지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올롱그렌 장관은 한국과의 국방·방산 분야 협력 강화도 희망한다고 밝혔다. 그는 “네덜란드는 한국의 자유를 위해 싸웠던 역사를 공유한다”며 운을 띄웠다. 네덜란드는 6·25전쟁에 총 5322명의 육·해군을 파병했으며, 이 중 120명의 군인이 전장에서 희생됐다. 전사자 대다수는 부산 유엔기념공원에 안장돼 있다.

올롱그렌 장관은 “네덜란드가 한국과 강력한 협력관계를 유지하는 것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강조하고 싶다”며 “이번 부산 방문이 이를 증명한다”고 했다. 이어 “이제 전쟁은 육지, 바다뿐 아니라 우주, 사이버 등 다양한 전장에서 하이브리드(Hybrid) 전쟁의 유형으로 전개된다”며 “첨단 기술에 강하다는 공통점을 가진 한국과 네덜란드는 이러한 유형의 전쟁에 대비하는 데 서로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국은 지난해 말 ‘한-네덜란드 국방협력에 관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올롱그렌 장관은 한국 방위산업의 잠재력에 대해서도 높게 평가했다. 그는 “유럽에서는 매우 빠르게 성장한 한국 방산업체를 인상 깊게 생각한다”며 “이제 전 세계가 한국 방산업체의 시장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우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유행을 통해 신뢰할 수 있는 방산 분야의 파트너가 있어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며 “한국과 같은 소중한 파트너와 협력할 것이며 한국도 네덜란드와 유럽의 방산업체에 관심을 가져주기를 바란다”고 했다.


부산=글·사진 이지안 기자 easy@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