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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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헌 개정 속도조절론에…이재명 "좀 이따 하자는 건 안 하자는 것"

대의민주주의체제 위협 우려에
李 “논리 모순·언어 도단” 일축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당내 일각의 ‘속도조절론’에도 ‘국회의장단 후보·원내대표 선출 시 권리당원 투표 20% 반영’을 위한 당헌·당규 개정을 밀어붙일 태세다.

 

5선 안규백 의원은 6일 SBS 라디오에서 “국회의장은 당원뿐 아니라 국민 전체를 바라봐야 되기 때문에 여러 가지 논의가 더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전날 국회의원·지역위원장 연석회의에서 이 문제는 전당대회 준비위원회에서 논의하자는 목소리가 나온 데 이어 속도조절론에 힘을 보탠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의원들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5회국회(임시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뉴시스

이런 가운데 이 대표는 유튜브 라이브를 통해 당원 대상으로 당헌·당규 개정안에 대한 의견수렴에 나섰다. 이 자리에 함께 한 당헌·당규 TF 단장인 장경태 최고위원이 당내 이견과 관련해 “조금 천천히 하면 안 되냐, 비율을 줄이면 안 되냐는 목소리가 있다”고 전하자, 이 대표는 정청래 최고위원의 말을 인용하는 식으로 “‘조금 이따가 하자’는 건 ‘안 하자는 것’”이라며 개정 강행 뜻을 분명히 했다.

 

이 대표는 당원의 국회의장단 후보·원내대표 선출 참여 등 당원권 강화를 ‘거스를 수 없는 강물’에 비유하기도 했다. 그는 이와 관련해 “열심히 나침반 놓고 노를 젓고 갔는데 우리 배가 모래톱 위에 앉았네, 분명 어제까지 강물이 이렇게 흘렀는데 이제 저기로 흐르는 상황이 올 수 있다. 이럴 때는 강물 흐름을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일부 여론조사에서도 민주당 지지자 다수가 해당 당헌·당규 개정안에 찬성 의사를 밝혔다며 “직접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이 커지는 바람직한 현상의 일부”라고 평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대의민주주의 체제에 대한 위협이 될 수 있다’는 당 안팎의 우려에 대해 “언어도단”이라고 깎아내렸다. 이 대표는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매일 얘기하는데 그 권력의 원천이 원하는 바에 의해 대의민주주의 체제가 위협받는다고 하는 건, 논리 모순이자 언어도단”이라고 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조만간 당헌·당규 개정안에 대해 최고위 의결을 거친 뒤 당무위·중앙위 의결로 확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승환 기자 hwa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