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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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의 ‘SNS 정치’…“제발 품격 있는 정치를 하자” [뉴스+]

문재인 전 대통령이 연일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부인 김정숙 여사의 과거 인도 방문을 둘러싼 정치권 공방이 계속되자 적극 해명에 나선 것이다. ‘SNS 정치’로 사실상 정치권 논쟁에 가담한 모양새다.

 

문 전 대통령은 6일 김 여사의 2018년 인도 타지마할 방문과 관련한 의혹이 여권에서 잇달아 제기되자, “제발 좀 품격 있는 정치를 하자”고 비판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지난달 23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 15주기 추도식에서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에는 국민의힘 모 의원이 제 아내가 2018년 11월 인도 방문 때 입었던 블라우스가 대통령기록물법을 위반한 중대사안 이라며 특검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앞서 김석기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김 여사가 인도 대통령 부인으로부터 선물 받은 사리(인도 전통의상)와 관련해 대통령기록관이 이관받아 보관하는 항목은 총 13건으로, 이 중 김 여사가 착용했던 블라우스는 보관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며 무단 반출 의혹을 제기했다.

 

문 전 대통령은 당시 김 여사의 사진이 담긴 기사 4건을 공유하며 “아내는 해당 블라우스를 인도 대통령 부인과의 오찬, 인도 외무장관과의 환담, 인도 스타트업 기업이 시연한 학생들의 IT 기술기반 수업 참관 등 여러 공식행사에서 착용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내는 2018년 7월의 인도 방문 때 인도 대통령 부인으로부터 사리를 선물 받았는데 그중 한 세트를 블라우스로 만들어 입었다는 것”이라며 “제가 모디 총리에게서 선물 받은 조끼 같은 인도의 전통의상을 입었듯이, 아내 역시 상대 국민들의 호감을 이끌어내고자 일종의 의상외교를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해당 의원은 제 아내가 2018년 7월 당시 선물 받은 사리 13세트 중 블라우스를 만든 사리 외에는 모두 대통령 기록물로 보관 중인 사실을 확인했다고 한다”며 “그렇다면 당시 청와대가 사리 세트 선물들을 개인 소유물처럼 분별 없이 처리한 것이 아니라 대통령 기록물 여부를 분별하여 처리했음을 알 수 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사리 1세트로 만든 블라우스는 외교를 위한 좋은 목적으로 사용됐다. 이것이 비난받을 일이냐. 잘한 일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문재인 전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2018년 11월 7일(현지시간) 당시 영부인 자격으로 인도 우타르프라데시 주 아그라의 타지마할을 방문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 전 대통령은 전날에도 김 여사의 인도 방문을 둘러싼 국민의힘의 공세를 두고 ‘치졸한 시비’라며 직접 반박에 나섰다.

 

문 전 대통령은 페이스북에 “최근의 논란에 대해 국정을 안다면 있을 수 없는 치졸한 시비여서 그러다 말겠거니 했지만, 점입가경으로 논란이 커지는 것을 보면서 가만히 있을 수가 없어 몇 가지 기본적 사실을 밝힌다”며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아내의 순방을 건의했던 부처와 아내와 함께 갔던 부처가 멀쩡하게 있는데도 인제 와서 아내에게 초호화 기내식이니 ‘버킷리스트 관광’이니 하며 모욕하는 것은 도대체 무슨 경우냐. 부끄럽지 않나”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의혹이 점입가경”이라며 공세를 이어갔다.

 

박준태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 “타지마할 방문이 현지에서 결정됐다'는 민주당 측 주장과 달리 '답사팀이 사전에 결정했다'는 사실이 새로 밝혀졌다”며 “까도 까도 터져 나오는 타지마할 의혹에 광화문 저잣거리에는 '양파 여사'라는 비아냥이 흘러 다닌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김 여사가 인도 방문 공세를 펴는 여권 관계자들을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서기로 한 것을 두고도 “수사를 통해 사실이 밝혀지는 편이 낫다”고 맞받았다.

 

김 여사 인도 순방 관련 의혹을 연일 제기하고 있는 박수영 의원은 페이스북에 “고소한다고 하니 빨리하기를 권해 드린다”며 “온 국민이 실체적 진실을 알고 싶어 하시니 하루빨리 수사가 진행돼 진실이 드러나길 바란다”고 꼬집었다.

 

전날 문 전 대통령이 '호화 기내식' 논란을 두고 “밥이냐 빵이냐 정도의 선택의 여지 밖에 없이 제공되는 기내식을 먹었을 뿐”이라고 해명한 글을 두고도 비판이 나왔다.

 

김장겸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타지마할을 굳이 가고 싶으면 전용기 동원하지 않고 민항기를 타도 밥과 빵을 선택할 수 있었을 텐데. 빵만 나오느냐”고 비꼬았다.


김기환 기자 kk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