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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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자문기구, 日 사도광산 ‘세계유산’ 보류 권고

“추가 자료 제출해 달라” 요구
7월 말 등재 여부 최종 결정

유네스코 자문기구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이코모스)가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노역 현장인 사도광산의 세계유산 등재와 관련해 ‘보류’를 권고했다고 일본 문화청이 6일 발표했다. 문화청은 이코모스가 보류를 권고하면서 추가 자료를 제출해 달라고 요구했다고 덧붙였다. 각계 전문가로 구성된 이코모스는 등재 심사 대상에 대해 서류심사와 현장실사 등을 거쳐 등재 권고, 보류, 반려, 등재 불가 등 4가지 권고안 중 하나를 결정하는 데 등재 여부에 결정적 근거가 된다.

사도 광산 유적 중 하나인 도유갱 내부의 모습. 교도연합뉴스

사도광산에 대해 내려진 보류는 일부 미비한 자료가 있어 추가 자료 제출을 요구하는 것으로 자료를 보완하면 당해 또는 다음 연도에 다시 등재 여부를 논의하게 된다. 유네스코는 다음달 말 인도 뉴델리에서 세계유산위원회를 열어 등재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

올해 세계유산 등재에 의욕을 보여왔던 일본은 실망하는 분위기가 역력하지만 등재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점치기도 했다. 니혼게이자신문은 “일본 정부는 2022년 2월에 2023년 등재를 목표로 추천서를 제출했으나 유네스코로부터 유산 설명이 빠져 있다는 지적을 받고 단념하고 같은 해 1월 다시 추천서를 제출했다”고 그간의 상황을 전하며 “세계유산위원회가 권고대로 결정할 경우 (사도광산 등재여부는) 내년 이후로 연기된다”고 보도했다. NHK방송은 “최근에는 ‘정보조회’(보류) 권고를 받고도 그 해 세계유산위원회에서 등재가 인정되는 사례도 있다”고 밝혔다.

에도시대 금광으로 유명한 사도광산은 태평양전쟁 중 구리, 철 등 전쟁 물자를 확보하는 광산으로 주로 이용돼 강제노역이 이뤄졌다. 일본 정부는 이런 사실을 배제하며 유산의 대상 기간을 16∼19세기로 한정해 비판을 받고 있다.


도쿄=강구열 특파원 river910@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