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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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 지속되는 美, 투자수익으로 소비 계속

인플레이션이 계속되고 있는 미국에서 미국인들이 소비를 계속 늘리고 있는 동력은 투자수익과 부동산 수익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이는 연방준비제도(연준)이 금리 인상을 통해 인플레이션을 저지하려는 노력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6일(현지시간) “2023년 마지막 분기 기준으로 주식, 부동산 및 연금으로 축적된 자산은 사상 최고 수준에 달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상무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미국 시민들은 이자와 (주식) 배당금으로 약 3조 7000억 달러의 수입을 올렸는데 이는 4년 전보다 약 7700억 달러 증가한 수치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주식 거래 모습. 뉴욕=로이터연합뉴스

토론토 도미니언 은행의 수석 경제학자 제임스 마플은 WSJ에 “상품과 서비스를 소비하기 위해 더 많이 쓸 수 있는 미국인들의 능력은 연준이 인플레이션 목표에 도달하는 것을 더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투자자들은 금리 인상이 월가가 미래의 기업 이익에 부여하는 현재 가치를 잠식해 주가를 제한시킬 것으로 기대했지만, 백인들, 자산 보유가들, 대학교육을 받은 사람들, 베이비붐 세대들은 저금리의 주택담보대출로 묶여있는 주택 등 부동산 소유권과 주식을 통해 자산을 계속 증식시켜왔다.

 

또 인공지능(AI) 등에 대한 과도한 기대를 보여주는 광고 등은 테크 기업들과 반도체 칩 회사들, 심지어 전기 회사들의 주요 주가 지수를 기록에 가깝게 밀어올렸다. 지난 5일(현지시간) S&P 500과 나스닥 종합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수익을 백분위 비율로 봤을 때 미국인들의 자산. 월스트리트저널(WSJ) 제공

투자 컨설팅 회사인 댐프드 스프링 어디바이저의 최고경영자(CEO) 앤디 콘스탄은 국채 지급이 증가한 점도 미국인들의 전반적 지출이 증가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정부는 최근 몇년간 팬데믹 구제, 청정 에너지 프로젝트 등을 위해 수조달러를 쏟아부었고 급증하는 예산 적자를 메우기 위해 국채를 매각해왔다. 상무부의 1분기 수치에 따르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부채와 20년만 최고 금리가 합쳐지면서 정부 이자 비용은 1조1000억달러에 육박한다.

 

반면 대출이 필요한 더 많은 중소기업들, 주택담보대출이 필요한 예비 주택 구매자들, 신용카드 부채를 떠안고 살아가는 저소득층 미국인들에게는 높은 대출 비용이 타격을 주고 있다.


홍주형 기자 jh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