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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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수출 예상 밖 호조… 경기회복 모멘텀 되나

중국의 올해 5월 수출이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어 호조를 보였다. 이에 경기 회복 기대감이 커지지만 수입이 부진해 내수 시장 회복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7일 중국 해관총서에 따르면 중국의 올해 5월 수출액(달러 기준)은 3023억5000만달러(약 414조20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7.6% 늘어났다. 이는 로이터의 시장전망치(6.0%)와 전월 수출 증가율(1.5%)을 모두 크게 상회하는 것이다.

 

사진=AFP연합뉴스

국가별로는 베트남(22.3%)을 비롯해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에 대한 수출이 9.7% 늘었고 대만(8.5%), 홍콩(10.8%) 등 중화권 수출도 증가했다. 미국에 대한 수출도 0.2% 늘었다. 반면 유럽연합(EU)에 대한 수출은 3.9% 감소했다. 특히 네덜란드에 대한 수출이 17.2% 급감했다. 한국과 일본에 대한 수출은 각각 5.3%, 7.7% 감소했으며 러시아(-1.8%)에 대한 수출도 줄었다.

 

품목별로는 자동차(26.8%), 선박(25%), 가전제품(24.6%), 철강재(24.7%) 등이 수출 증가세를 주도했으며 희토류(14.3%) 수출도 두 자릿수로 증가했다. 중국의 수출 증가율은 지난해 11월부터 반등해 2월까지 넉 달째 증가세를 이어오다 3월(-7.5%) 급락한 뒤 4월(1.5%) 들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로이터통신은 “중국 수출이 4월 이후 두 달 연속으로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수출 호조가 중국의 경기 회복을 촉진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AP통신은 “중국의 5월 수출 증가는 미국과 유럽과의 무역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이뤄낸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중국의 5월 수입은 전년 동월보다 1.8% 증가한 2197억3000만달러(약 300조8000억원)를 기록했다. 이는 전달(8.4%)에 비해 급감한 것으로, 로이터의 시장전망치(4.2%)에도 크게 못 미쳤다. 이처럼 수입액이 예상보다 적은 것은 수출 회복에도 불구하고 내수 시장이 완전히 회복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란 전망을 낳는다.

 

중국의 5월 전체 무역 규모는 5220억7000만달러(약 715조원)로 지난해 5월에 비해 5.1% 증가했다. 이로써 5월 무역 흑자는 826억2000만달러(113조1000억원)로 4월(723억5000만달러)에 비해 대폭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해관총서는 위안화 기준으로는 중국의 5월 수출이 11.2% 증가했으며 수입은 5.7% 늘어났다고 밝혔다.

 

올해 경제 성장률 목표치를 작년과 같은 ‘5% 안팎’으로 설정한 중국은 내수 진작과 투자 활성화 조치를 잇달아 내놓으면서 경기 부양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과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이를 반영해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각각 0.4%와 0.5% 포인트씩 높이는 등 중국 경제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다만 중국에서는 지방정부 부채, 부동산 시장 악화, 소비 부진,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우려 등 부정적인 신호도 혼재하고 있다. 특히 경기 동향을 보여주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월 들어 3개월 만에 수축 국면으로 돌아서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수출입 실적이 상반기 경제회복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로이터는 수출 호조 등 중국 제조업의 회복을 보여주는 통계에도 불구하고 중국 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은 여전히 크다고 지적했다.


베이징=이우중 특파원 lol@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