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포장 서비스 수수료 전쟁이다.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배달의민족(배민)’이 포장 주문에도 중개이용료(수수료)를 받기로 한 가운데, 이를 두고 자영업자들의 고충이 커질 뿐 아니라 음식 가격 인상이 초래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6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배민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은 지난달 31일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오는 7월 1일부터 배민 포장 주문에 새로 가입하는 점주에 대해 중개 이용료를 부과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포장 중개이용료는 6.8%로 배달 중개이용료와 동일하다. 우아한 형제 측은 포장 주문 역시 배달 주문과 동일하게 서버 운영비가 드는 만큼 수수료를 부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포장 서비스를 기존에 이용해 왔던 점주와 이달 30일까지 가입한 점주는 다음해 3월까지 포장 수수료를 면제 받는다.
앞서 우아한형제들 측은 2020년 8월부터 포장 수수료 부과 정책을 검토해왔으나,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자영업자들이 어려움을 함께 한다는 의미에서 4년간 포장 수수료 무료 정책을 펴왔다.
통상적으로 업계 선두가 정책 변경에 나서면 타 업체들도 이를 따라가는 성향이 있다. 실제로 배달앱 요기요는 포장 주문에 12.5%의 중개 수수료를 물리고 있으며 쿠팡이츠는 다음해 3월까지 포장 수수료를 면제하기로 했다.
당장 다음달부터 소비자가 배민 앱을 통해 2만원 어치 음식을 포장 주문하면 자영업자는 포장 수수료로 1360원을 내야 한다. 외식업계의 불만과 우려는 배민의 포장 수수료 부과 강행 의지만큼이나 팽팽하다. 주문만 받아줄 뿐인데 배달과 똑같은 수수료 부과는 너무 과하다는 것.
서울 양천구에서 피자 가게를 운영하는 이승호 씨는 SBS와의 인터뷰에서 “(소비자가) 주문해서 자기가 찾아가는 개념이기 때문에 배달하고 똑같은 수수료를 책정한다는 것은 좀 부당하다고 생각한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놨다.
또 다른 자영업자는 “진짜 너무 수수료도 많이 떼 가고 막 하면서, 포장 수수료를 더 받는다는 것에 대해 저희는 갑질이라고 생각한다“고 토로했다. 전화 주문 등을 통해 수수료를 피할 방법이 제시되고 있지만, 배민에 대한 의존도가 워낙 높아 다른 통로를 찾기 쉽지 않다는 입장.
자영업자 뿐만 아니라 프랜차이즈 본사들도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한 프랜차이즈 본사 관계자는 “결국 포장 수수료 부과는 판매 음식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게 된다. 가맹점주들이 어려움을 호소하면 본사도 이를 무시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라며 “높은 물가 때문에 외식업계가 비판받고 있는데 여기서 더욱 가격을 올리면 더욱 맹비난을 받게될 것”이라고 걱정했다.
정치권의 비판도 나왔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배민을 겨냥해 “독과점 기업의 갑질이 도를 넘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윤 의원은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자영업자는 온라인 플랫폼 업체에 수수료와 광고비를 내는 것뿐만 아니라 카드수수료와 배달비까지 부담한다”며 “여기에 우리 위대한 기업(?) 배달의 민족은 포장 수수료를 6.8%씩이나 뜯겠다? 도대체 자영업자는 어떻게 살아남으라는 말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