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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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대표는 한동훈?…韓 밖에 안 보이는 국민의힘 전당대회

“다른 것보다 그분이 나오시냐, 안 나오시냐 그게 중요한 거 아니겠어요?” (한 국민의힘 의원)

 

7월 말 전당대회를 앞둔 국민의힘이 경선 룰 세팅 등 준비 작업에 한창이지만 결국 모든 시선이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에게 쏠리는 모양새다. 전당대회 규정이 어떻게 되든 ‘어차피 대표는 한동훈’(어대한)이라는 분위기가 당내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뉴스1

8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당 당헌·당규개정특별위위회는 12일까지 지도체제 개편과 여론조사 반영 비율 등 새 지도부 선출 관련 당헌·당규 개정 논의를 마무리 짓기로 했다. 특위는 전날까지 세 차례 회의를 열고 지도체제 변경 여부와 민심 반영 비율 등을 논의했지만, 현행 당원 투표 100%를 개정해야 한다는 데만 공감대를 이뤘을 뿐 다른 부분에서는 뜻을 모으지 못했다.

 

지도체제와 전당대회 룰을 변경하는 문제에서도 가장 뜨거운 관심사는 한 전 위원장의 유불리다. 한 전 위원장은 민심과 당심 모두에서 유리한 위치인 만큼, 민심 반영 비율보다는 지도체제 개편의 영향을 더 크게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서는 전당대회 흥행과 지도부의 다양성을 보장하기 위해 집단지도체제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집단지도체제를 하면 한 전 위원장을 제외한 다른 당권 주자들도 도전 가능성이 생긴다”면서 “집단지도체제에서는 실제로 한 전 위원장이 대표가 됐을 때도 그만큼 부담이 줄기 때문에 체제를 잘 활용하면 본인에게 유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2인 지도체제’가 사실상 한 전 위원장이 대표가 되는 것을 상수로 보고 그를 견제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2인 지도체제를 꺼낸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5일 원외 당협위원장들과 만나 ‘극단적으로 당대표를 뽑아서 몇 달 만에 그만두면 어떻게 하냐. 그럴 때 부통령처럼 전당대회 2등이 대표를 하면 좋겠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한 전 위원장이 사퇴하는 경우를 대비해 친윤(친윤석열)계 당권 주자가 지도부에 입성할 명분을 마련해줬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한 전 위원장은 여전히 전당대회 출마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지만, 사실상 등판 수순을 밟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 전 위원장은 전날 페이스북에 제2 연평해전에서 전사한 고 한상국 상사를 기리는 동화책 제작 후원 링크를 소개했고, 이날은 “자기 범죄로 재판받던 형사 피고인이 대통령이 된 경우, 그 형사재판이 중단되는 것이냐”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저격하는 글을 올렸다. 보수 지지층의 관심이 높은 안보 이슈에 목소리를 내고, 이 대표의 측근인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1심 선고를 계기로 야권을 때리며 존재감을 드러낸 것이다. 


유지혜 기자 keep@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