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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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교수회, 의대 집단휴진 재고 요청…“국민 지지 얻어야”

서울대 교수회가 무기한 전체 휴진을 결정한 서울대 의대와 서울대병원 교수들에게 “집단휴진을 재고해달라”고 요청했다.

 

교수회는 9일 입장문을 통해 “환자가 피해를 볼 수 있는 집단휴진은 재고해 주길 부탁드린다”며 “개혁은 국민과 사회의 지지를 받고 국가를 경영하는 정부의 동의를 얻어야만 가능하다”고 밝혔다.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에서 한 의료 관계자가 이동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교수회는 “한쪽의 강경한 조치는 다른 한쪽의 극단적 대응을 초래할 비민주적 위험성을 가지고 있다”며 “우리나라 의료시스템과 교육 입시·체계를 개혁하기 위해 진료와 교육 현장을 지켜야 한다”고 호소했다.

 

교수회는 정부에도 전공의 보호 대책과 의대 증원에 따른 부작용 해소 방안 마련을 촉구했다. 교수회는 “의료계, 교육 및 산업계가 (의대 정원 확대를) 수용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며 “정부는 전공의 보호 대책과 함께 의료·교육·입시혁신을 위한 후속조치를 이른 시일 내에 발표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서울의대 비대위)는 17일부터 응급실과 중환자실 등 필수 부서를 제외하고 전체 휴진하겠다고 6일 밝혔다. 파업엔 서울대병원, 분당서울대병원, 서울시보라매병원, 강남센터 4곳이 참여한다.

 

서울의대 비대위는 정부가 전공의에게 내린 행정처분 절차를 ‘중단’이 아닌 ‘취소’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부는 법치주의 근간을 흔드는 것이라며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김영태 서울대병원장은 같은 날 “서울대병원장으로서 서울의대 비대위의 결정을 존중해왔지만 집단휴진은 허가하지 않겠다”며 “무기한 휴진은 우리 병원을 믿고 다니는 환자들의 불편을 넘어 안전에 상당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재고를 요청했다.

 

대한의사협회도 이날 집단휴진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어서 의대 정원 확대를 두고 100일 넘게 이어진 의료현장 혼란이 심화할 전망이다. 정부는 기자회견을 열고 의사 집단행동에 대한 대응 방안을 내놓는다. 


이정한 기자 ha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