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휴가로 일본 여행을 준비 중인 A씨는 환전을 해결해줄 카드에 가입할지 고민 중이다. 휴가철을 앞두고 해외여행 특화 ‘트래블카드’가 앞다퉈 쏟아지면서 선택지도 넓어졌다. 그는 “환전 및 ATM 출금 수수료가 무료인 카드가 대부분이라 이번 기회에 새로 하나 만들려고 한다”며 “엔화가 조금이라도 저렴해질 때 실시간으로 충전할 수 있는 데다 이용실적 혜택도 있어서 현금보다 카드를 쓰는 게 무조건 이득”이라고 말했다.
7∼8월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트래블카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엔데믹(전염병의 풍토병화) 이후 불붙은 해외여행 행렬에 트래블카드는 필수 아이템이 됐다. 대부분 체크카드라 연회비 부담도 없고 해외에서도 국내에서와 똑같이 이용할 수 있다. 현지 통화 없이 카드 한 장만으로도 해외여행을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한 셈이다. 해외뿐 아니라 국내 가맹점 대상으로도 다양한 혜택을 담은 트래블카드를 앞세운 은행권이 여행족들 공략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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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자 500만 돌파
트래블카드의 선두주자는 하나금융그룹의 ‘트래블로그’ 체크카드다. 2022년 7월 첫선을 보인 뒤 최근 가입자 500만명을 돌파했다.
이 카드는 365일 하루 24시간 내내 모바일 환전을 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다. 지난 2월부터는 하나은행 전 영업점에서 신청 즉시 바로 발급받을 수 있게 됐다. 특히 인천공항 영업점에서도 당일 신청·수령을 할 수 있어 가입자 편의성을 끌어올렸다. 41종 통화 대상 100% 환율 우대(무료 환전)에 더해 통화별 환전 한도를 300만원으로 확대하고 외화 무료송금 서비스도 제공한다.
하나금융은 해외여행 성수기에 맞춰 내달 트래블로그 마일리지 카드 2종(스카이패스, 프레스티지)을 출시한다. 환전과 결제에 특화된 서비스에 마일리지 혜택까지 연결한 게 특징이다. 이들 카드는 하나머니 애플리케이션에서 22일부터 사전 예약할 수 있으며, 사전 예약 고객 중 선착순 1만명을 대상으로 인천공항 입점 식당에서 이용할 수 있는 다이닝 쿠폰 및 커피 쿠폰 각각 1매를 제공한다. 트래블로그 가입자 500만명 돌파를 기념해 ‘환뎐독닙만세’ 이벤트도 7월31일까지 진행된다.
지난 2월 출시된 신한은행의 ‘SOL트래블 체크카드’는 새로운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세계 30종 통화 무료 환전 △해외 결제 및 ATM 인출 수수료 면제 △해외 대중교통 1% 할인 △마스터카드 트래블 리워드 등 특화 프리미엄 서비스를 탑재했다. 더불어 사용 후 남은 외화를 원화로 환전할 때 수수료는 50% 우대해준다. 미국 달러와 유로를 카드와 연계된 신한은행 전용 외화 계좌에 넣어두면 각각 연 2%, 1.5%의 이자도 받을 수 있다. 국내 이용금액 30만원 이상이면 전 세계 1200여개 공항 라운지를 연 2회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아울러 국내 여행객이 선호하는 일본의 3대 편의점 및 미국 스타벅스 각각 5% 할인 등의 혜택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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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환전 수수료 무료에 국내 여행 혜택도
KB국민은행도 여행 특화 ‘트래블러스’ 체크카드로 경쟁에 동참했다. 33종 통화를 대상으로 무료 환전을 지원하며, 전월 이용실적과 관계없이 해외 가맹점 결제 및 해외 ATM 인출에 따른 수수료도 면제한다. 연말까지 재환전 때도 동일하게 환율 100% 우대 혜택을 제공한다.
국내 여행객을 위한 혜택도 다채롭다. KB 페이 온·오프라인 결제 시 철도, 고속버스, 주차장, 전국 맛집 등에서 환급 할인 혜택을 지원한다.
카드 출시를 기념해 28일까지 이벤트도 진행한다. KB국민은행 영업점에서 신규 가입하고 이후 카드로 1건 이상 결제한 고객이 대상이다. 추첨을 통해 △여행상품권 500만원(1명) △여행상품권 200만원(2명) △신라호텔 숙박권 100만원(5명) 등 경품을 제공한다.
우리카드는 핀테크 기업 트래블월렛과 손잡고 ‘트래블월렛 우리카드’를 선보였다. 이 상품은 기존 트래블월렛에서 제공 중인 선불 서비스에 신용카드 기능을 추가 탑재했다. 해외 이용 시 미리 충전한 트래블페이 충전금액이 우선 차감되고, 잔액이 부족하면 신용으로 자동 전환돼 후불로 결제된다.
국내 이용금액의 1%와 해외 이용금액의 2%를 ‘트래블포인트’로 적립할 수 있고, 선불 및 신용 결제금 모두 비자 브랜드 이용 수수료 1.1%와 해외 이용 수수료 0.3%를 면제받을 수 있다. 다만 신용카드인 만큼 연회비 2만원을 내야 한다.
‘평생 무료 환전’을 내건 토스뱅크 외화 통장도 해외 여행족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해외여행용 카드를 따로 발급받을 필요 없이 토스뱅크 체크카드로 사용할 수 있다. 원화를 외화로 환전할 때뿐 아니라 외화를 원화로 재환전할 때에도 수수료가 없다. 재환전수수료까지 전면 무료화한 은행은 토스뱅크가 유일하다. 또 ‘부족한 돈 자동환전 서비스’를 설정하면 결제 통화 잔고가 부족하더라도 토스뱅크 원화 통장에서 자동 환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