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분양 예정 아파트가 전국 4만세대에 이르면서 청약 시장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분양가 상승세 속 단지별 경쟁력에 따라 청약 수요가 엇갈리는 가운데 학교·학원 등 교육시설과 인접한 ‘학세권’을 내세우는 사례가 잇따른다. 학령기 자녀를 둔 40대 이하가 청약 시장에 뛰어드는 경우가 많은 만큼, 학세권 단지의 인기는 계속될 전망이다.
9일 직방에 따르면 이달 분양 예정인 아파트 물량(30세대 미만 단지, 임대아파트단지, 사전청약 제외)은 44개 단지 총 3만9393세대(일반분양 2만9340세대)에 달한다. 건자재 가격 및 인건비 상승에 따른 공사비 인상 장기화 등으로 분양가 상승세가 지속할 전망인 가운데 건설사들이 상반기 분양에 박차를 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역별로는 경기가 2만2169세대로 분양 물량이 가장 많았으며 서울 3269세대, 인천 1612세대 등 수도권에서 2만7050세대가 분양된다. 지방은 충남(2309세대), 부산(2303세대), 충북(1708세대), 전남(1557세대), 제주(1401세대), 대전(1081세대) 등의 순이다.
직방 관계자는 “수요자들의 분양 아파트 선택은 분양가, 입지 등 경쟁력에 따라 선호도가 극명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이달 분양시장의 큰 장 속에서도 쏠림 현상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청약 시장 40대 이하 ‘큰손’
업계에서는 40대 이하가 청약 시장 ‘큰손’인 만큼, 자녀 교육과 안전을 고려한 학세권 단지가 꾸준한 인기를 끌 것으로 본다.
한국부동산원의 연령별 청약당첨자 정보에 따르면 올해 1∼4월 40대 이하 청약 당첨 건수는 2만5289건으로, 전체 당첨 건수(3만2601건)의 77.6%를 차지했다.
지난해의 경우 연간 청약당첨자 11만148명 가운데 40대 이하 당첨자는 79.5%인 8만7617명이었다. 50대 청약당첨자는 13.7%(1만5079명), 60대 이상은 6.8%(7452명)에 그쳤다.
학령기 자녀를 둔 수요자 입장에선 학세권 단지가 눈에 띌 수밖에 없다. 부동산R114가 지난 3월 전국 성인 5046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거주 공간 선택 과정에서 수요자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입지 요건으로 ‘교육 환경’(29.7%)이 꼽혔다. 교통(25.1%)이나 주거 쾌적성(21.2%) 등보다 자녀 교육에 도움이 되는 환경을 먼저 고려한다는 것이다. 학세권 단지는 인근에 다양한 교육 관련 시설이 자리하는 데다 유해시설이 들어서기 어렵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부동산R114 리서치센터는 “사교육 열풍이 잦아들지 않는 사회 풍토가 지속하는 가운데 학군·학원가 등과 인접한 일명 학세권 단지에 대한 선호 현상이 가속화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학세권 단지 곳곳 분양 나서
이달에도 전국 각지에서 우수한 교육여건을 내세운 학세권 단지가 분양에 나선다.
대우건설과 GS건설, SK에코플랜트 컨소시엄은 경기 성남시 수정구 산성동 일대에 들어서는 ‘산성역 헤리스톤’을 선보인다. 성남북초와 단대초를 품고 있는 ‘초품아(초등학교를 품은 아파트)’ 단지다. 성남시 수정도서관과 경기성남 교육도서관은 물론 위례신도시 학원가 등의 이용도 편리하다는 것이 대우건설의 설명이다.
현대건설은 경북 구미시 봉곡동 일원에 자리한 ‘힐스테이트 구미더퍼스트’를 이달 분양한다. 단지 바로 앞에 선주중, 선주고가 위치하고 도봉초, 경구고 등이 도보권에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구미시립봉곡도서관과 학원가 등도 가깝다”며 “특히 단지 내에는 교육 관련 커뮤니티 시설도 조성돼 우수한 면학 분위기 조성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포스코이앤씨는 부산 사상구 엄궁동 일대에 들어설 ‘더샵 리오몬트’를 이달 분양할 예정이다. 포스코이앤씨는 “더샵 리오몬트는 엄궁초, 동궁초를 도보로 통학할 수 있어 안심통학권을 확보하고 있다”며 “인근에는 기숙형 중학교와 자율형 공립고가 계획돼 있어 교육 환경은 더욱 우수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이번 주에는 서울 광진구 구의동 ‘강변역센트럴아이파크’와 경기 평택시 고덕동 ‘고덕국제신도시 서한이다음 그레이튼’ 등의 단지가 분양을 앞두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의 강변역센트럴아이파크에서는 성동초, 구남초, 광진중 등을 걸어서 통학할 수 있다. 서한의 고덕국제신도시 서한이다음 그레이튼은 민세중을 비롯해 향후 개교 예정인 민세초(올해 9월), 송탄고(2025년 3월) 등이 도보 통학권이다. 두 단지 모두 11일 1순위 청약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