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우승 상금 기부”…남다른 클래스 보여준 박민지, KLPGA 투어 사상 첫 단일대회 4연패

박민지(26·NH투자증권·34위)는 2021년과 2022년에 내리 6승씩 따내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최강자로 등극했다. 하지만 지난해는 2승에 그치며 주춤했고 올해는 7개 대회 출전해 첫승을 신고하지 못해 애를 태웠다. 특히 지난달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선 컷탈락해 자존심을 구겼다.

 

박민지가 시즌 초반 부진을 딛고 KLPGA 투어 사상 첫 단일대회 4연패라는 대기록를 작성하며 시즌 첫승을 달성했다. 박민지는 9일 강원 양양 설해원의 더레전드코스(파72·6652야드)에서 열린 KLPGA 투어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총상금 12억원) 3라운드에서 버디 3개와 보기 1개를 묶어 2타를 줄였다. 최종합계 13언더파 203타를 적어낸 박민지는 이제영(23·MG새마을금고) 등 공동 2위 그룹을 3타차로 여유 있게 제치고 대회 4연패에 성공했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우승하며 구옥희 전 KLPGA 투어 회장, 박세리, 강수연, 김해림과 함께 단일 대회 3연패 기록에 합류한 박민지는 이날 우승으로 KLPGA 투어 역사상 처음으로 단일대회 4연패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박민지는 우승 상금 2억1600만원에 대회 주최사 셀트리온이 내건 4연패 특별 포상금 3억원까지 받아 이번 대회에서만 5억1600만원을 거머쥐었다.

 

박민지는 이날 우승으로 개인통산 19승을 달성해 20승 고지에 바짝 다가섰다. 박민지는 지난달 26일 E1 채리티 오픈에서 공동 3위에 오르며 개인 통산 상금 57억9778만원을 기록, 이 부문 종전 1위 장하나(32·3H·57억7049만원)를 제치고 통산 상금 1위로 올라서 이번 시즌에만 새 기록 2개를 작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박민지는 경기 뒤 “대회 4연패 달성이라는 부담감을 안고 플레이를 해야 했기 때문에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할 정도로 한주가 엄청 길게 느껴졌다”며 “우승을 해서 정말 꿈만 같다. 우승 상금은 기부하겠다”고 벅찬 소감을 밝혔다.

 

박민지는 이번 대회에서 1~3라운드 내내 선두를 놓치지 않은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을 달성할 정도로 완벽한 플레이를 펼쳤다. 2위 그룹에 2타 앞선 단독 선두로 최종라운드를 시작한 박민지는 전반홀에서 파 행진을 거듭하며 한타도 줄이지는 못하는 답답한 흐름을 이어갔다. 그러다 10번 홀(파4)에서 이날의 유일한 보기를 범해 이제영 등에게 공동 선두를 허용했다. 하지만 이때 위기에 강한 그의 멘탈이 발휘됐다. 박민지는 11번 홀(파3)에서 곧바로 버디를 잡아 실수를 만회하며 다시 단독 선두로 나섰고 14번 홀(파5)에서 결정적인 버디를 잡아내 승기를 잡았다. 이어 마지막 18번 홀(파5)에서도 버디를 떨구며 대기록 수립을 자축했다.


최현태 선임기자 htchoi@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