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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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세계식량가격 석달째 상승… 물가에 ‘적신호’

FAO, 식량가격지수 120.4… 한달새 0.9%↑
밀 등 곡물가 6.3% 올라… 수입가 상승으로
설탕가격은 원활한 공급 영향 7.5% 하락

세계식량가격이 석 달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특히 밀과 옥수수 등 곡물의 상승폭이 컸다. 그 결과 수입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국내 물가를 밀어 올리는 압력으로 작용할 우려가 크다.

9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한 지난달 세계식량가격지수는 120.4로 전월보다 0.9% 올랐다. 이 지수는 지난 1월 117.7에서 2월 117.4로 하락했다 3월 119.0, 4월 119.3, 지난달까지 석 달 연속 상승했다. FAO는 곡물·유지류·육류·유제품·설탕 등 5개 품목군별로 식량가격지수를 매월 집계해 발표한다. 이들 지수는 2014∼2016년 평균 가격을 100으로 두고 비교해 나타낸 수치다.

9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밀가루. 연합뉴스

품목군별로 보면 곡물가격지수가 118.7로, 전월 대비 6.3% 상승했다. 특히 밀 가격이 크게 올랐다. 주요 수출국에서 작황 부진이 우려되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흑해 항구시설이 파손돼 밀 수출이 막힌 영향으로 풀이된다.

옥수수도 아르헨티나의 병충해 발생, 브라질의 기상악화 여파에 가격이 상승했다. 쌀 가격은 인도네시아와 브라질에서 수입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상승했다.

5월 유제품가격지수는 126.0으로 전월보다 1.8% 올랐다. 오세아니아에서 계절적 요인으로 우유 생산이 줄었고, 유제품 수요가 증가한 서유럽의 생산량은 사상 최저로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중동과 북미의 수요 증가도 영향을 미쳤다.

이에 반해 설탕가격지수는 브라질에서 공급이 원활하고, 수출 여력이 높아지면서 4월보다 7.5% 하락한 117.1을 기록했다. 국제 원유가격 하락도 영향을 줬다.

5월 유지류가격지수(127.8)는 전월 대비 2.4% 내렸다. 대두유와 유채씨유, 해바라기씨유는 올랐지만, 팜유가 크게 떨어진 여파다. 동남아시아에서 계절적 요인으로 팜유 생산량이 늘었으나 국제 수입 수요는 저조했다. 이와 달리 대두유는 브라질의 바이오 연료용 수요 증가로 상승했다.

육류가격지수는 116.6으로, 0.2% 하락했다. 가금육은 주요 생산국의 내수 위축으로 가격이 떨어졌고 소고기도 수입 수요 둔화 등으로 하락했다.


세종=안용성 기자 ysah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