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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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장례식장서 쓰러진 상주 살린 서울시 공무원

30년 경력 간호사 이영옥 사무관
심폐소생술 돕고 필요 조처 취해

“누가 됐든 간호사나 의료인이 그 자리에 있었으면 똑같이 행동했을 겁니다.”

 

서울시 행정국 인력개발과 건강팀에서 근무하는 이영옥(사진) 사무관은 9일 세계일보와 통화에서 이 같이 말했다. 이 사무관은 최근 시 홈페이지 내 ’칭찬합니다’ 게시판에 올라온 글이 알려지면서 언론의 관심을 받고 있다. 글쓴이는 지난달 이모의 장례식장에서 상주인 이종사촌 오빠가 갑자기 쓰러져 얼굴과 손이 보라색으로 변할 정도로 응급 상황이 발생했는데, 이 사무관이 ‘간호사입니다’란 말과 함께 달려와 심폐소생술을 돕고 필요한 조처를 해줬다고 전했다. 119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진 글쓴이의 사촌 오빠는 의식이 돌아왔다고 한다. 글쓴이는 “감사한 마음에 사례라도 하고 싶어 연락처를 여쭸으나, 한사코 거절하셨다”며 거듭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강조했다.

 

이 사무관은 서울시립병원과 자치구 보건소 등에서 근무한 30년 경력의 베테랑 간호사이기도 하다. 그는 지난달 26일 가족과 함께 충남 아산시의 한 병원 장례식장을 찾았다가 옆 빈소에서 갑작스런 비명 소리가 터져 나오자 현장으로 향했고, 쓰러져 있는 중년 남성에게 응급 처치와 함께 119구급대 도착 전까지 필요한 조처들을 했다. 당시 상황이 매우 급박했다고도 회상했다.

 

해당 글이 화제가 되면서 관련 보도가 잇따르는 것과 관련, 이 사무관은 “그렇게 잘한 일인 지 모르겠다”거나 “특별한 일을 한 건 아닌 것 같다”고 멋쩍어했다. 그는 “언제, 어디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만큼, 시민들께서 평소 심폐소생술을 배워둘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