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최대 쟁점으로 부상한 2인 지도체제로의 개편 문제와 관련해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이 한발 물러선 입장을 밝혔다. 단기간 내에 논의가 매듭지어지지 않으면 차기 지도부가 결정하도록 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황 위원장은 9일 통화에서 2인 지도체제와 관련해 “(논의가) 복잡하면 어쩔 수 없이 다음 지도부로 미룰 생각도 있다”고 말했다. 2인 지도체제는 당대표 경선 2위 후보를 수석 최고위원으로 선출하고, 당대표 궐위 시 수석 최고위원이 직을 승계하도록 하는 체제다. 황 위원장이 지난 5일 처음 언급한 후 당헌·당규 개정 특별위원회가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곧장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견제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해석이 나오며 반발이 일었다. 친윤(친윤석열)계에서도 “비대위가 지도체제를 개편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목소리가 나왔고, 나경원·안철수·윤상현 의원, 유승민 전 의원 등 당권 주자들도 일제히 반대 의견을 피력했다.
당내 이견이 분출하며 2인 지도체제가 ‘7월 전대’ 성사의 걸림돌로 지목되자 황 위원장이 유보적인 입장으로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황 위원장은 “(지도체제 논의를 위해) 여유 있게 (전대를) 하자고 했더니,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하더라”라고 전했다. 비대위는 특위가 안을 12일까지 마련하면 이를 13일에 의결할 예정이다. 현행 ‘100% 당원투표’ 경선룰은 일반 여론조사를 20% 혹은 30% 반영하는 내용으로 바뀔 전망이다.
그러나 ‘어대한’(어차피 당대표는 한동훈) 분위기 속에 국민의힘이 컨벤션효과를 누릴 수 있을지 미지수다. 한 전 위원장이 당심과 민심 모두에서 유력한 주자로 꼽히면서 잠재적 당권 주자들의 출마 가능성 자체가 불확실한 상황이다. 당내에선 “이러다 ‘한동훈 원맨쇼’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