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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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재교·과학고 4년간 303명 중도이탈

“의대진학 제재 강화 영향” 분석
이공계 집중 육성대책 마련 시급

이공계 인재를 육성하는 영재학교와 과학고에서 최근 4년간 300명이 넘는 학생이 중도 이탈한 것으로 집계됐다. 의대 진학 제재가 강화된 영향으로 보인다.

 

9일 학교 알리미 공시자료 분석 결과 2020∼2023년 전국 7개 영재학교(한국과학영재학교 제외)와 20개 과학고에서 전출하거나 학업을 중단한 학생은 303명으로 확인됐다. 학교별로는 영재학교 60명, 과학고 243명으로 집계됐다. 직전 4년(2016∼2019년)에 영재학교·과학고를 떠난 학생은 220명이었다. 최근 중도 이탈 학생이 늘고 있는 것이다.

영재학교·과학고를 다니다 그만둔 학생이 늘어난 것은 최근 의대 진학 제재가 강화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영재학교·과학고는 의대 진학은 ‘과학기술 인재 양성’이란 설립 취지에 맞지 않는다고 보고, 의대 진학 관련 불이익을 강화해왔다.

영재학교의 경우 의대 진학 예정자에게 교육비와 장학금을 환수하는 것은 물론 학교생활기록부에 학교 밖 교육·연구활동을 기재할 수 없도록 한다. 영재학교 출신 장점을 모두 포기해야 하는 셈이다. 과학고도 의대 진학 시 졸업 때 수상이나 장학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하고, 최근에는 의대 진학 우회 통로로 조기졸업 제도를 활용하는 것을 막기 위해 조기졸업 요건도 강화했다. 영재학교와 과학고 모두 2022학년도부터는 입학생들에게 의대 진학 제재 방안에 동의한다는 서약서도 받고 있다.

이런 제재에도 상당수의 이공계열 영재들은 의대 진학을 선택하고 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영재학교·과학고 중도 이탈 학생의 대부분은 의대 진학을 염두에 둔 학생들로 보인다”며 “정부가 이공계 집중 육성정책, 취업 혜택 등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밝혔다.


세종=김유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