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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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영 대북송금 유죄’에…與 “그 다음은 이재명 대표” 직격

나경원 “檢, 이재명 즉각 수사·기소해야”

안철수 “李 석고대죄하고 진실 밝혀야”
지난 4월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22대 국회의원 당선자 총회에서 안철수(왼쪽), 나경원 당선인이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국민의힘은 9일,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으로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은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연관성을 부각하는데 주력했다.

 

특히 잠재적 당권주자로 분류되는 나경원·안철수 의원은 이 전 부지사의 징역형 선고가 이 대표 유죄를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조지연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전 논평에서 "민주당이 여야 협치의 산물을 깨부수고, 제2당이자 여당 몫인 법사위를 민주당 몫이라며 강탈하려는 이유는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덮어보겠다는 '철통 방탄'이 목적 아닌가"라고 밝혔다.

 

조 원내대변인은 "이 전 부지사의 1심 판결을 앞둔 시점에서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을 수사하겠다며 특검법을 발의하는가 하면, 수사 검사들을 무더기로 탄핵하겠다고 한 것이 이재명 대표의 민주당"이라고 비판했다.

 

또 "그것도 모자라 재판과 수사 결론이 민주당 입맛에 맞지 않을 경우 판·검사를 고발할 수 있는 '법 왜곡 죄'를 추진하겠다며 들고나온 것 역시 이재명 대표의 민주당"이라고 날을 세웠다.

 

나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전 부지사 판결) 다음이 이재명 대표라는 것을 세상에서 제일 잘 아는 사람, 바로 이 대표 본인"이라고 적었다.

 

그는 "민주당, 이화영 판결 보고도 '이재명 임기연장'을 국민께 말할 자신이 있나"라며 "민주당은 '친명독재체제' 완성을 향해 폭주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임기 연장은커녕, 대표 연임부터 다시 고민하는 게 정상"이라며 "이화영 판결을 보고도 '이재명 대표 사당화'에 침묵한다는 것은, 같이 역사에 죄를 짓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검찰은 더 이상 민주당의 외압과 사법 방해에 굴하지 말고 이 대표를 즉각 수사, 기소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안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화영 대북송금 유죄는 이재명의 유죄'라는 제목의 글을 게시했다.

 

안 의원은 "재판부는 스마트팜 사업비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 방북비용 등 800만 달러라는 거액을 쌍방울을 통해 북한 노동당측에 전달한 사실을 인정한 것"이라며 "특히 검찰은 작년 9월 이재명 대표의 구속영장에서, 여러 혐의 중 하나로 대북송금 보고를 받았다고 적시한 바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재명 민주당은 이화영의 진술을 검찰의 회유와 압박에 의한 것이었다고 번복시켜서, 이화영 재판과 이재명 대표 검찰 수사를 지연시키는 전술을 구사했다"며 "급기야 올해 6월3일에는 쌍방울 대북 송금 사건을 전면 재수사하는 '대북송금 검찰조작 특검법'이라는, 이재명 방탄특검을 발의하여 검찰수사를 중단시키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러나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는 없다. 우리 국민은 더 이상 속지 않을 것"이라며 "이재명 대표는 이화영으로부터 대북 송금사실을 보고 받았는지를 이실직고 해야한다"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이재명 대표의 핵심 측근인 이화영이 북한 노동당 측에 전달한 거액의 대북송금에 대해, 이 대표는 석고대죄하고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이 대표를 겨냥해 “이미 진행 중인 형사재판은 형사피고인이 대통령이 된다고 해서 중단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자신의 SNS에 “형사피고인이 대통령이 된 다음에 실형도 아니고 집행유예만 확정돼도 대통령직이 상실된다. 선거 다시 해야 하는 것”이라며 “그제 대북송금 범죄 등으로 이 전 부지사에게 선고된 형량은 9년 6개월 실형이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미 진행 중인 형사재판은 형사피고인이 대통령이 된다고 해서 중단되지 않는다고 본다”며 “헌법은 탄핵소추와 탄핵심판을 따로 규정하고 있고, 대법원도 형사소추와 형사소송을 용어상 구분해서 쓰고 있으므로 헌법 제84조에서 말하는 소추란 소송의 제기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검찰이 이번주 중으로 이 대표를 기소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부지사에게 중형이 선고되자, 두 사람을 공범으로 보는 검찰이 이 대표 기소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7일 이 전 부지사는 1심에서 쌍방울 그룹 대북 송금에 공모하고 억대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징역 9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사건 판결에서 법원은 경기도가 지급해야 할 북한의 스마트팜 사업비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 방북비를 쌍방울이 대납하려고 했다는 점을 인정했다. 다만 재판부는 이 대표가 승인했는지 여부는 판단하지 않았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