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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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정 “삐라·확성기 도발하면 새로운 대응 목격할 것”

정부가 9일 오후 대북 확성기 방송을 6년 만에 재개하자 북한이 또 ‘오물 풍선’을 내려 보내며 맞대응했다. 북한은 대북단체의 전단 살포와 확성기 가동이 계속되면 새로운 방식의 대응을 할 것이라 위협해 당분간 남북 간 갈등이 확대될 가능성이 커졌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밤 국방부 출입기자단에 배포한 문자메시지를 통해 “북한이 대남 오물풍선으로 추정되는 물체를 또다시 부양하고 있다”며 “현재 풍향이 남서풍 및 서풍으로 경기 북부 지역에서 동쪽으로 이동 중”이라고 발표했다.

 

9일 경기도 이천시 신둔면 인후리의 밭에 북한이 부양한 대남 오물풍선이 떨어져 있다. 연합뉴스

합참은 “국민들께서는 적재물 낙하에 주의하시고, 떨어진 풍선을 발견하시면 접촉하지 마시고 가까운 군부대나 경찰에 신고해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북한은 8일 밤 11시부터 9일 오전까지 폐지, 비닐 등의 오물이 담긴 풍선 330여 개를 내려보냈다. 지난달 28~29일 1차 살포(260여개), 이달 1~2일 2차 살포(720여개)에 이어 세 번째다.

 

북한의 이번 3차 오물 풍선 살포는 남북 간 갈등을 더욱 고조시킬 가능성이 높다.

 

북한이 8일 밤부터 날려보낸 오물 풍선의 하나가 9일 서울 한강 잠실대교 인근에서 발견됐다. 연합뉴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이날 오후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배포한 담화에서 “만약 한국이 국경 너머로 삐라(대북전단) 살포 행위와 확성기 방송 도발을 병행해 나선다면 의심할 바 없이 새로운 우리의 대응을 목격하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날 우리 군이 대북 확성기를 6년 만에 재가동하자 북한이 오물풍선 재도발에 나선 뒤 나온 발언이다.

 

그는 지난 8일과 이날 새벽 기구 1400여개를 이용해 휴지 7.5t을 국경 너머로 살포했다며 “뒤져보면 알겠지만 우리는 빈 휴지장만 살포했을 뿐 그 어떤 정치적 성격의 선동 내용을 들이민 것은 없다”고 주장했다.

 

북한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 연합뉴스

김 부부장은 남측을 향해 “확성기 방송 도발을 재개한다는 적반하장격의 행태를 공식화하는 것으로써 계속하여 새로운 위기 환경을 조성했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서울이 더 이상의 대결위기를 불러오는 위험한 짓을 당장 중지하고 자숙할 것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덧붙였다.

 

군은 이날 북한의 대남 오물 풍선에 대응해 대북 확성기 방송을 6년만에 재개한 바 있다.


김기환 기자 kk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