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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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베이징 사령탑·4번 타자 인연’ 김경문·이승엽, 이번엔 ‘사령탑’으로 맞대결 펼친다... 김경문 감독, 통산 900승 달성도 달렸다

지난 2일 한화의 제14대 사령탑으로 선임된 ‘달감독’ 김경문 감독은 4일부터 열린 KT와의 주중 3연전을 스윕했다. 한화 감독으로 2193일 만에 KBO리그에 복귀하기 전까지 두산과 NC에서 14시즌 사령탑을 지내며 김 감독은 통산 1700경기에서 896승30무774패를 거뒀다.

 

KT전 3연승을 통해 단숨에 899승을 채운 김 감독은 대전 홈에서 열린 NC와의 주말 3연전에서 통산 900승을 너끈히 채울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NC와의 3연전에서 2패 뒤 무승부를 거두며 통산 900승은 다음 기회로 미뤄야 했다.

 

이제 김 감독과 한화는 11일부터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주중 3연전에서 두산과 만난다. 두산은 김 감독과 인연이 가장 깊은 구단이다. 프로야구 원년인 1982년부터 OB(두산의 전신) 창단 멤버였던 김 감독은 1990년 태평양에서 잠시 뛰었지만, 1991년 OB에서 뛴 뒤 현역 생활을 마무리했다.

지도자 생활은 삼성에서 배터리 코치로 시작한 김 감독은 1998년부터 두산의 배터리 코치로 자리를 옮겼고, 2004년부터 두산 사령탑으로 본격적으로 감독 생활을 시작했다. 한국시리즈 우승은 차지하지 못했지만, 2005년과 2007년, 2008년 두산을 한국시리즈 진출까지 이끌었다.

 

현재 두산을 지휘하고 있는 이승엽 감독과는 남다른 인연이 있다.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김 감독은 대표팀 사령탑을 맡았다. 김 감독은 이 감독을 대회 내내 4번 타자로 기용했다. 이 감독은 예선리그부터 내내 부진했지만, 김 감독의 믿음 속에 일본과의 준결승전에서도 4번 타자로 선발 출장했다. 이 감독은 준결승전에서도 첫 세 타석에서 삼진과 병살타, 삼진으로 고개를 숙였지만, 2-2 동점이었던 8회 1사 1루에서 일본 마무리 이와세 히토키를 상대로 극적인 역전 결승 투런포를 쳐냈다. 이 감독은 4강전이 끝난 뒤 인터뷰 도중 눈물을 쏟아 주위를 숙연하게 했고, 김 감독은 이 감독과 진하게 포옹했다.

이 감독은 준결승에서의 역전 투런포로 혈이 뚫렸고, 쿠바와의 결승전에서도 1회 결승 투런포를 터뜨렸다. 이 홈런으로 한국은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런 뜨거운 추억을 함께 한 두 레전드는 사령탑으로 맞대결을 펼친다. 주중 3연전에서 한화가 1승을 거두면 김 감독은 KBO리그 역대 6번째 '900승 감독'이 된다. 김응용 전 감독이 1554승(1288패 68무)으로 KBO 감독 최다승 기록을 보유하고 있고, 김성근(1388승 1203패 60무), 김인식(978승 1천33패 45무), 김재박(936승 830패 46무), 강병철 전 감독(914승 1천15패 33무)까지 총 5명이 김경문 감독에 앞서 서 900승에 도달했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