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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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강화도에 北 오물 풍선 피해 잇따라…‘원인 미파악’ 산불도

오물 풍선 폐지에 불. 인천소방본부 제공

북한의 대남 오물 풍선 도발이 이어지며 오물 풍선 관련 신고도 잇따르고 있다. 일부 차량 등 파손 피해가 알려진 데 이어 인천에서는 폐지 조각에 불이 붙기도 했다.

 

10일 인천소방본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11시58분쯤 인천시 강화군 하점면 일대에서 오물 풍선이 떨어졌다는 신고가 들어와 소방대원들이 출동했다. 대원들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길바닥에 쏟아진 폐지 조각에 불이 붙어 있었다.

 

소방 당국 관계자는 “(오물 풍선에서 나온) 폐지에 왜 불이 붙었는지는 파악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북한의 대남 오물 풍선으로 인한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지만 일부 시민들의 차량 파손, 인천공항 항공기 이착륙 지연 등 각종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탈북민단체들은 다시 북한으로 대북 전단과 드라마가 담긴 USB를 살포했다. 탈북민단체의 대북 전단에 반발한 북한이 대남 오물 풍선을 보내 민간인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전단이 다시 살포되면서 북한의 도발 우려가 현실이 됐다.

 

앞서 북한은 국내 민간 단체의 대북 전단 배포를 빌미로 지난달 말과 이달 초 오물 풍선을 날렸고, 모두 1000개가량이 전국에서 발견됐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10일 오전까지 북한의 오물 풍선 310여 개가 식별됐다.

 

북한의 오물 풍선 테러에 군은 앞선 9일 대북 확성기 방송을 6년 만에 재개했다. 군은 추가 방송여 부는 북한의 행동에 달려있다고 경고했지만, 북한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오물 풍선을 추가로 날려 남북 간 갈등이 확대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러한 가운데 인천 강화도에서 새벽 시간에 산불이 잇따라 발생해 소방 당국이 경보령을 발령한 끝에 진화했다.

 

10일 인천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3시 3분쯤 강화군 하점면 봉천산 7부 능선에서 불이 났다. 이 불로 산림 등 5000㎡가 탔으나 인명피해는 없었다. 소방은 화재 발생 5시간 26분 만에 완전히 불을 껐다.

 

같은 날 오전 4시 38분에는 강화군 하점면 위쪽 지역인 양사면 야산의 5부 능선에서도 불이 났다. 이 불로 산림 등 6600㎡가 탔지만 인명 피해는 없었다. 산림 당국은 화재 발생 3시간 52분 만에 진화를 완료했다.

 

산림 당국은 화재 원인과 피해 규모 등을 추가로 조사할 예정인 가운데 이번 화재가 북한이 남쪽으로 날려 보낸 오물 풍선이 원인이라는 조심스러운 관측도 나온다.

 

한편 탈북민단체는 대북 전단을 계속 날려 보내겠다는 입장이다. 통일부를 비롯한 정부 역시 자제를 요청하는 등 제재할 계획이 없다고 밝힌 상황이다.

 

탈북민단체 큰샘 박정오 대표는 향후 계획에 대해 묻자 “2주 뒤인 6월 21일에서 24일 사이에 물 흐르는 동향을 보고 다시 보낼 것”이라며 “내용물은 이번과 똑같지만 구충제를 추가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