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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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원 구성도 '반쪽' 수순…野 본회의 압박에 與 반발

與 "막가파식 국회운영, 마냥 협조못해"…野 "의장, 결단 내려달라"
우의장, 여야 원내대표에 오후 회동 제안…與 참석은 미지수

야당 단독으로 '반쪽' 개원한 22대 국회가 주요 상임위원장까지 야당 몫만 선출한 채 '반쪽' 구성하는 수순에 돌입했다.

더불어민주당이 10일 여야 협상이 불발될 경우 단독으로 본회의를 열어 원(院) 구성에 착수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가운데, 소수 여당인 국민의힘은 이 같은 국회 의사일정을 전면 거부할 태세다.

우원식 국회의장과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국회 상임위원회 구성 등 논의를 위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장실에서 만나 손을 잡고 있다.

국민의힘은 법제사법위원장은 원내 제2당, 운영위원장은 여당이 맡아온 국회 관례에 따라 적어도 2개 위원장만큼은 사수해야 한다는 입장에서 변함이 없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국회 관례에서 벗어나 법사·운영위원장을 차지하는 독단적 원 구성을 추진하는 목적이 검찰이 무더기 기소한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 방어에 있다고 비판했다.

이날 오후 예정된 의원총회에서 국회 의사일정을 전면 보이콧하는 방향으로 결론이 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장동혁 원내수석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우리가 받을 수 없는 조건, 국회법과 관례에 맞지 않는 조건을 내걸고 있다"며 "누구도 공감 못 할 '막가파식' 국회를 하는 것에 대해 우리가 마냥 협조할 수만은 없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가 싸울 수 있는 모든 방법, 모든 가능성을 열고 검토할 수밖에 없다"며 국민의힘 의원의 상임위 강제 배정 시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가능성을 열어뒀다.

민주당은 국회 본회의를 반드시 열어 원 구성을 마무리해야 한다며 우원식 국회의장과 국민의힘을 압박했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무노동 불법 세력이 일하지 말자고 아무리 떼를 써도 국회는 법을 준수하면서 국민 명령에 따라서 일해야 한다"며 "그동안 대화와 협상은 충분히 했으니 국회의장이 결단을 내려달라"고 압박했다.

민주당 내에서는 이날 본회의를 열어 18개 상임위원장 전원을 단독으로 선출하자는 의견도 나오지만, 자당 몫으로 설정한 11개 위원장부터 선출하는 시나리오에 무게가 실린다.

추경호(왼쪽)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장실에서 22대 국회 원구성 관련 논의를 위해 우원식(가운데) 국회의장 및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회동한 자리에서 발언하고 있다. 

민주당은 자당 몫으로 법사·운영·과방 3개 상임위를 포함해 11개 상임위의 위원장과 위원 명단을 지난 주말 국회에 제출한 바 있다.

우 의장 역시 상임위원장 18명을 한 번에 선출하는 의사일정을 진행할 경우 정치적 중립을 훼손했다는 비판에 직면할 우려가 있어 11개 위원장 선출안의 우선 처리만 받아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민주당은 나머지 상임위 7곳의 위원장 선출도 마냥 시간을 끌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이 협상을 거부한다면 7개 위원장도 민주당이 맡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우 의장은 국민의힘 의원총회 직후 여야 원내대표와 만나 막판 타협을 시도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국민의힘 내에서는 '들러리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아 추경호 원내대표의 참석 여부는 불투명하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