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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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 유전’ 여야 공방에…이철우 “정쟁보다 과학적 접근”

“국민공감대 형성 필요…산유국 소망”
영일만 시추 탐사에 최소 5000억원
여야, 시추 대립에 예산 확보 난항 예상

정부가 동해 포항 영일만 앞바다 석유·가스 개발사업에 대해 12월부터 시추를 진행한다고 밝힌 가운데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동해안 유전 탐사는 정쟁(정치적 싸움)보다 과학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도지사는 10일 본인의 페이스북을 통해 “경북 동해안 유전 탐사와 관련 정치권에서 연일 성명 발표 등 정쟁에 휩싸이는 것 같아 안타깝기 그지없다”고 말했다.

석유·가스 매장 추정 지대 중 하나로 알려진 동해 대륙붕 6-1광구에서 탐사작업 중인 두성호의 모습. 연합뉴스

그러면서 “국가의 명운이 걸릴 수 있는 대형 사업의 관할 지역인 경북은 과거 동해안지역 유전 탐사에 대한 국민 기대가 컸으나 실망감을 주고 정부에 속았다는 여론이 팽배한 적이 있고, 자원탐사는 원래 성공 보다 실패할 확률이 훨씬 높아 세계 유명 유전탐사의 성공 실패 사례를 들어 투명성과 합리성을 충분히 설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도지사는 “이번 유전은 20% 확률이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는 국민공감대 형성이 더 필요하다”면서 “과거 MB(이명박) 정부 시절 자원외교에 혹독한 비판이 있었으나 그 당시 구입한 일부 광산이 노다지가 있는 것을 볼 때 자원 탐사의 중요성을 재삼 확인하고 오매불망 바라던 산유국이 되길 소망한다”고 했다.

 

이보다 앞선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후 첫 국정브리핑을 진행하면서 포항 영일만의 석유와 가스 매장 가능성을 발표했다. 정부는 해저에 석유와 가스가 있을 가능성을 일차적으로 알아보는 물리 탐사 과정을 통해 영일만에서 38∼100㎞ 떨어진 넓은 범위의 해역에 가스와 석유가 대량 매장됐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파악한 상태다. 예상 매장 자원은 가스가 75%, 석유가 25%다.

 

정부는 해외 전문기관으로부터 탐사 시추 성공 가능성이 20% 정도 된다는 결과를 받았다고 발표했다. 5차례 탐사 시추공을 꽂으면 석유를 한 번 발견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 정도면 성공 확률은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는 평가다.

이철우 경북도지사

하지만 앞서 얕은 동해 대륙붕에서 개발했던 소규모 동해 가스전과 달리 이번에는 수면으로부터 1㎞ 이상 깊이 심해에 있는 유전을 개발해야 해 한번 탐사 시추공을 꽂을 때 1000억원의 비용이 들어간다. 최소 5공의 시추가 필요하고 결국 현재 상황에서 필요한 비용은 5000억원 이상이다.

 

문제는 본격적인 유전 개발 가능성을 확인하기에 앞서 여야가 공방전을 이어가면서 예산 확보에 난항이 예상된다는 점이다. 더불어민주당은 “부산엑스포가 떠오른다”며 개발 실패 가능성을 지적했고 국민의힘은 “산유국 기대에 찬물 끼얹고 있다”며 맞서고 있다.


안동=배소영 기자 sos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