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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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국 정부 “AI 투자 늘려야 산다”… 엔비디아 신바람

싱가포르에 이어 캐나다·일본·케냐 등
기술 주권 위해 앞다퉈 수조원 투입
AI칩 장악 엔비디아 새 수익원 부상

한국 ‘AI 성숙도’ 아·태지역 평균 이상

세계 각국 정부가 인공지능(AI) 기술 선점을 위한 투자 확대에 나서면서 미국 AI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의 매출을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9일(현지시간) “아시아와 중동, 유럽에 있는 국가들이 자국의 새 AI 컴퓨팅 시설에 수십억달러(수조원)를 쏟아붓고 있다”며 “이는 엔비디아에 빠르게 성장하는 수익원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각국 정부의 목표는 자국 내에서 첨단 AI를 개발하고 현지 데이터를 기반으로 모국어를 이용하는 대규모 언어 모델(LLM)을 학습시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첨단 기술을 놓고 미국과 중국 사이의 긴장과 갈등이 점차 고조되는 가운데 다른 국가들이 어느 한쪽에 의존하지 않고 전략적 자립을 추구하려는 것이라고 WSJ는 분석했다.

 

미국 캘리포니아 산타클라라에 위치한 엔비디아 본사 건물의 모습. AP연합뉴스

‘AI 주권’을 지키기 위해 가장 크게 투자하고 있는 국가로는 싱가포르가 꼽힌다. WSJ에 따르면 싱가포르는 국립 슈퍼컴퓨팅 센터를 엔비디아 최신 AI 칩으로 업그레이드하고 있으며, 싱가포르 국영 통신사인 싱텔은 엔비디아와 협력해 동남아시아에 있는 데이터센터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캐나다는 지난달 자국의 스타트업과 개발자들을 위한 국가 컴퓨팅 전략의 일부로 15억달러(약 2조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케냐도 지난달 마이크로소프트(MS), 아랍에미리트(UAE) 국영 AI 기업 G42와 10억달러(약 1조4000억원) 규모의 데이터센터 구축 계약을 체결했다. 일본은 올해 AI 컴퓨팅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약 7억4000만달러(약 1조원)를 투자한다고 밝혔다.

한편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이 10일 발표한 ‘2024년 IDC 아시아/태평양 지역 AI 성숙도 리서치’에서 한국의 ‘AI 성숙도’가 지역 평균보다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8개국을 대상으로 한 조사결과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는 탐색 단계인 1단계, 인도·대만은 AI 실무 단계인 2단계, 호주·일본·한국은 AI 혁신 단계인 3단계, 싱가포르는 리더 단계인 4단계로 평가됐다. 한국이 포함된 3단계는 기술 인프라와 데이터 관리 전략이 잘 구축돼 있고, 이를 통해 AI 이니셔티브를 계획·관리하며 산업에서 새로운 사용 사례가 나타나는 단계다.


조성민 기자 josungm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