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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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래푸·헬리오시티 살고싶어요”… 한국인들의 대단지 아파트 선호

서울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경. 삼성물산

 

‘마래푸’, ‘헬리오시티’, ‘파크리오’ 등 각 지역구 랜드마크 아파트 단지들의 공통점은 뭘까?

 

바로 3000세대 이상의 대단지라는 것과 대중들에게 자주 언급되며 선호되는 아파트라는 점이다. 지난 2022년부터 시작된 부동산 시장 하락장이 3년째로 접어들었지만, 이러한 대단지 아파트들은 상대적으로 가격 하락이 덜하며 실거래가가 전고점 수준으로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

 

서울 마포구에서 가장 많은 세대수를 자랑하는 3885세대의 ‘마래푸’(마포 래미안 푸르지오) 아파트 25평형(전용면적 59㎡)은 지난 5월 28일 15억원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 2021년 같은 평형이 17억원 최고점에 거래된 것을 고려하면 약 88%의 가격을 회복한 수준이다. 이장우 대전광역시장, 윤종원 IBK기업은행장, 전영묵 삼성생명 사장, 허백영 전 빗썸 대표 등이 마래푸를 보유하거나 실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서울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는 9510세대를 자랑하며, 25평형(전용면적 59㎡)이 지난 5월 18일 16억 6000만원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 2021년 9월 20억 9000만원에 거래된 것 대비 약 79%의 가격을 회복한 것이다. 헬리오시티는 송파구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며 선호되는 아파트 중 하나이다. 2018년에 준공된 헬리오시티는 에버랜드 조경팀이 아파트 조경 공사를 진행하여 아름다운 조경으로 유명하다. 이 아파트 단지는 넓은 부지와 다양한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어 입주민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처럼 한국인들은 대단지 아파트를 선호한다. 그 이유는 환금성과 편의시설 등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부동산 시장이 부진할 때는 신축과 대단지 등 선호도가 높은 단지 위주로 거래가 이루어지는데, 이는 수요자들이 안정성과 환금성을 중요시하기 때문이다. 대단지 아파트는 동일한 평수의 물건이 여러 개 있어 매수자가 입맛대로 아파트를 고를 수 있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모습. 뉴스1

 

또한 대단지 아파트일수록 규모가 크고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생활하기 편리하며, 관리비도 상대적으로 저렴할 수 있어 선호도가 높다. 특히 가족 단위의 수요자들에게 큰 매력으로 작용하며, 이러한 요인들이 대단지 아파트의 가격 상승을 이끄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앞으로도 대단지 아파트의 인기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분양 시장에서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그간 부동산 시장 하락장 속에서도 대단지 아파트는 소규모 단지와 다르게 상승세를 이어온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부동산R114 자료에 따르면 지난 5월 전국 아파트의 3.3㎡당 평균 가격은 2087만원으로, 작년 동월(2079만원) 대비 0.38%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단지 규모별로 들여다보면, 1500가구 이상 대단지는 지난해 5월 2653만원에서 올해 5월 2696만원으로 1.59% 올랐다. 이는 대단지 아파트가 매매 시장에서 높은 선호도를 보이며 가격이 상승한 것을 의미한다. 반면, 1500가구 미만의 단지들은 모두 가격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300가구 미만 단지는 -0.27%(1839만→1834만원), ▲300∼499가구 단지는 -0.44%(1845만→1837만원), ▲500∼699가구 단지는 -0.87%(1848만→1832만원), ▲700∼999가구 단지는 -0.75%(1892만→1878만원), ▲1000∼1499가구 단지는 -0.44%(2066만→2057만원) 하락했다.

 

업계 전문가는 “대단지만 가격이 상승했다는 것은 수요자들의 높은 선호도와 우수한 환금성을 보여준다”며 “매매시장의 이런 동향은 분양시장에서도 나타날 가능성이 커 대단지 신규 분양 단지의 우수한 청약 성적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는 곧 대단지 아파트가 매매 시장뿐만 아니라 분양 시장에서도 큰 인기를 끌 것이라는 전망을 의미한다.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