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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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 러대사 "한국, 러와 관계 회복 신호 보내"

"우크라에 치명적 무기 지원 '레드라인' 넘지 말아야"

게오르기 지노비예프 주한러시아대사는 한국이 러시아와 관계를 회복하기를 원하지만, 미국과 동맹 관계 탓에 제약받고 있다고 말했다.

지노비예프 대사는 10일(현지시간) 러시아 매체 RTVI 인터뷰에서 "한국은 우크라이나 위기가 끝나는 대로 아주 빨리 관계를 회복할 준비가 돼 있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밝혔다.

게오르기 지노비예프 주한 러시아 대사. 연합뉴스

그는 "한국은 미국의 신호에 민감하게 귀를 기울여야 하므로 나의 낙관론은 매우 제한적"이라면서도 "한국이 더 많은 독립성을 보여주고 부분적으로나마 상호 유익했던 관계를 회복하는 방법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 "미국의 동맹인 한국이 할 수 있는 최선이 러한 관계에서 움직일 수 있는 여지를 남기고 우크라이나 위기가 종식됐을 때 관계를 재개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남기는 것"이라며 "그들은 실제로 그렇게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치명적인 무기를 공급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기를 희망한다면서 "한국은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공급한다고 전장 상황이 바뀌지 않으며 러시아와 관계만 해칠 뿐이라는 것을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레드라인'을 넘으면 관계가 심각하고 오랫동안 손상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노비예프 대사는 한국이 대러 제재 압력을 멈추고 긍정적 조치를 천천히 취하는 게 좋을 것이라며 문화·인도주의·인적 교류 분야의 개선, 특히 양국 간 직항 노선 복원을 지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 기업의 러시아 진출 및 투자와 관련해서는 "우리의 무역, 경제, 투자 등 실질적 관계의 인프라가 동결됐지만 파괴되지는 않았다"며 "복원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이 공식적으로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제시하는 '평화 공식'을 지지하고는 있지만 이 공식으로 분쟁이 종식된다고 보지는 않으며 우크라이나 관련 주제를 피하는 경향도 보인다고 분석했다.

지노비예프 대사는 한반도 정세와 관련해서는 미국의 도발적인 행동으로 긴장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며 "현재 상황은 전보다 더 불안하다. 한반도 상황은 점점 더 악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미 군사 훈련에서 핵무기 탑재가 가능한 폭격기 등이 점점 더 많이 동원되고 있다며 "한미 동맹이 한반도에서 핵 사용을 진지하게 논의하는 협의체 형태로 핵 요소를 획득하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지역이 현대 무기로 채워지면 사소한 사건을 계기로 상황이 통제할 수 없는 수준으로 확대될 위험이 커진다면서 "북한이 자기방어 능력을 계발하는 것은 자신과 영토, 체제를 지키려는 것이지 한국을 장악하려는 목적이 아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지노비예프 대사는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한국, 북한, 미국, 러시아, 중국, 일본이 참여한 6자회담에 대해서는 "과거의 일로 부활할지 여부를 말하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