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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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취임 축하, 오늘은 사퇴 결의안… 혼돈의 국회의장

국민의힘이 11일 우원식 국회의장 사퇴 촉구 결의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우 의장이 전날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의 단독 원 구성에 협조해 중립·공정성을 잃었다는 이유에서다. 지난 5일 의장으로 선출된 지 6일 만이다.

 

국민의힘 배준영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우리가 왜 이 사퇴 촉구 결의안을 내야 하는지는 의원님들께서 어제 몸소 경험했을 것”이라며 결의안의 당론 추진을 당부했다.

조지연 국민의힘 의원이 11일 국민의힘이 의원총회에서 만장일치로 결의한 ‘우원식 국회의장 사퇴촉구 결의안'을 국회 의안과에 제출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배 원내수석에 따르면 결의안에는 “국회의장은 입법부 수장으로서 국회의 권위와 권능을 지키고 국회의원의 민주적 시민권을 보장하면서 국회 의사절차를 진행해야 할 의무와 권한을 보유하고 있으나, 우 의장은 10일 본회의에서 상임위원장 선출 안건 상정·표결과정에서 중립적이고 공정한 의사진행을 할 의무가 있음에도 편파적 의사 진행과 의사일정 작성으로 중립 의무를 어겼다”는 내용이 담겼다.

 

결의안은 또 “(우 의장은) 나아가 강제적으로 국회의원을 상임위에 배정하는 등 중대하고 위법한 권한남용으로 국회법과 헌법으로 규정된 의회민주주의를 심각하게 훼손했다”며 “이에 우 의장의 헌정질서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반민주주의적·반의회주의적 행태와 중립 의무 위반을 강력하게 규탄한다”고 적시했다.

 

이어 “국회법 10조에서 정한 국회의장으로서의 직무수행이 불가하다고 판단되는 바 제22대 국회의 정상적 운영을 위해 우 의장의 사퇴를 강력히 촉구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우원식 국회의장 사퇴촉구 결의안'을 국민의힘 의원들이 박수로 통과시키고 있다. 뉴시스

배 원내수석이 결의안 내용을 소개한 뒤 “이것을 의원님들 총의로 모아도 되겠나”라고 묻자 의총 참석자들은 박수로 추인했다.

 

국민의힘은 결의안을 곧장 국회 의안과에 제출했다. 안건을 제출한 조지연·박준태 원내대변인은 ‘(국민의힘 소속) 108명 전원 공동발의인가’라는 기자들 질문에 “네, 맞습니다”라고 답했다.

우원식(오른쪽) 국회의장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을 접견하고 있다. 뉴시스

전날 정진석 대통령실 비서실장이 취임 축하인사 차 국회에서 우 의장을 예방했으나, 우 의장에 대한 여권 기류는 본회의를 전후로 급변했다. 여야 원 구성 협상 중재가 무위에 그쳤으나 우 의장은 ‘민생의 절박함’과 ‘국회법 준수’를 이유로 본회의를 열고 11개 상임위원장 선출 안건을 상정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의장실 앞 등에서 ‘협치파괴 책임있는 국회의장 사퇴하라’, ‘일방적인 국회운영 국회의장 사죄하라’ 등 규탄의 목소리를 높였다.


유태영·김병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