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당대표 선출을 위한 국민의힘 전당대회 규칙이 윤곽을 드러내면서 이번 전대 최대 변수인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어차피 대표는 한동훈’(어대한)이라는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한 전 위원장 등판 시 현재 거론되고 있는 유력 당권 주자들이 출마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여상규 국민의힘 당헌·당규개정특별위원회 위원장은 11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내일(12일)은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개정안은 단일지도체제는 현행대로 유지하고, 기존 ‘100% 당원 투표’가 아닌 일반 국민 여론조사를 30% 반영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유력한 당권주자로 꼽히는 한 전 위원장은 최근 3일 연속 ‘이재명 때리기’에 나서는 등 부쩍 현안 관련 메시지를 자주 내고 있다. 정치권은 한 전 위원장의 행보를 사실상 ‘출마 초읽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고 있다. ‘한동훈 비대위’에서 사무총장을 맡아 친한(친한동훈)계로 불리는 장동혁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에서 “지금 이 상황에서 당원들이 원하고 당을 위해서 (한 전 위원장이) 출마해야 한다는 많은 분의 뜻에 따라서 출마하는 것 또한 가장 적극적이고 위험 부담이 큰 행태의 정치적 책임을 지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벌써부터 당내에서는 차기 지도부 구성이 관건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당헌·당규에 따르면 당은 선출직 최고위원(4명) 및 청년최고위원(1명) 중 4인 이상의 사퇴 등 궐위 시를 비상상황으로 보고 비대위를 둘 수 있다. 만약 한 전 위원장이 대표가 되더라도 최고위원이 친윤(친윤석열)계 인사들로 채워진다면 견제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한 전 위원장이 대표를 하려면 적어도 최고위원 2명은 내 편으로 만들어둬야 한다”면서 “당헌·당규상 얼마든지 쿠데타가 가능하다는 점이 한 전 위원장이 가장 걱정할 부분”이라고 했다.
당내 주류 세력인 친윤계에 비해 친한계가 많지 않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장 의원은 자신이 유일한 ‘친한 의원’으로 분류되는 것에 대해 “친한이라고 분류되는 사람이 그래도 몇 명은 있어야 친한계라 하지 않겠냐”면서 “무슨 계파라고 하려면 적어도 몇 명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한 전 위원장이 당심·민심 모두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한 만큼 그가 지지하는 최고위원 후보들이 당선될 가능성이 높다. 한 전 위원장은 현역 의원들을 비롯한 당내 인사들과 접촉면을 넓히며 ‘러닝메이트’를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