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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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꿈나무 ‘열정 향연’… 감동 큰울림 [제35회 세계일보 음악콩쿠르]

4개 부문 초·중·고 153명 참가
중등부 예원학교 3개 부문 석권

국내 정상급 음악 영재 등용문인 제35회 세계일보 음악콩쿠르에서 고등부 박지후(서울예고1·피아노), 안태현(선화예고2·피아노), 장하윤(홈스쿨·바이올린), 김예은(서울예고3·비올라), 안정빈(서울예고2·첼로)이 부문별 1등을 차지했다. 중등부에선 김하경(예원학교3·피아노), 정해인(예원학교2·피아노), 이로아(예원학교2·바이올린), 박예훈(예원학교2·비올라), 진예원(선화예중2·첼로)이, 초등부에선 윤하담(대전상지초5·피아노), 권서연(잠원초6·바이올린), 천희엘(버들초6·비올라), 장세인(봉은초6·첼로)이 각 부문 1등에 올랐다.

세계일보가 주최한 이번 대회는 지난 5월 9~16일 서울아트센터 도암홀에서 열렸다. 피아노·바이올린·비올라·첼로 4개 부문에서 고등부와 중등부, 초등부로 나뉘어 경연을 치렀으며, 총 153명이 참가했다. 심사위원단은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로 자라나는 꿈나무들의 열정이 소중하게 느껴지는 경연이었다”고 밝혔다. 다음은 각 부문 1등을 제외한 수상자 명단.

 

■고등부

△피아노 : 2등 박승우(서울예고1), 3등 곽창원(서울예고3)
△바이올린 : 2등 정연우(서울예고3), 3등 배교원(서울예고3)
△비올라 : 2등 정초록(서울예고3), 3등 기승현(홈스쿨)
△첼로 : 2등 신홍성(홈스쿨), 3등 문설윤(홈스쿨)

■중등부

△피아노 : 2등 김사랑(예원학교1)
△바이올린 : 2등 권단아(예원학교3), 3등 오은서(예원학교3)
△비올라 : 2등 박소율(홈스쿨), 3등 최지은(예원학교3)
△첼로: 2등 김시온(예원학교1), 3등 김연재(선화예중3)

■초등부

△피아노 : 2등 황선준(푸른초6), 3등 김지우(연송초5)
△바이올린 : 2등 민채연(청원초6), 3등 김시윤(금북초6)
△비올라 : 2등 김리세(홈스쿨)
△첼로 : 2등 박시은(사우초6), 3등 임지오(언주초6)

 

◆부문별 1등 수상자 소감

 

■피아노 고등부 박지후

좋은 성적으로 입상해 너무 기쁘고, 항상 옆에서 도움 주시는 선생님들께 감사드립니다. 본선에서 제가 연주한 라벨의 라발스 피아노 독주곡은 오케스트라 여러 악기의 소리와 화려함을 요구합니다. 다양한 악기 소리를 피아노로 연주해보면서 많이 배운 것 같습니다. 앞으로 다양한 작곡가의 곡들을 저만의 해석으로 표현할 수 있는 연주자가 되고 싶습니다.

 

■피아노 고등부 안태현

세계일보 콩쿠르에 입상하게 돼 감사합니다. 본선 곡은 좋아하는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인 라흐마니노프 곡을 연주했는데, 대범한 테크닉과 음악적 선율을 잘 표현하고자 고민하고 집중했던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늘 응원해주시는 선생님들과 부모님께 감사드리며 용기와 격려를 받은 만큼 더 성숙한 연주자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바이올린 고등부 장하윤

처음 참가한 세계일보 콩쿠르에서 이렇게 큰 상을 받아 기쁩니다. 본선 경연에서 연주한 시벨리우스 바이올린 협주곡은 북유럽의 서늘하면서도 신비로운 분위기가 필요한 곡으로 준비하는 동안 많은 공부가 됐습니다.앞으로도 진실된 음악가가 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비올라 고등부 김예은

힘들었던 시간이 길었음에도 저를 믿어주시고 항상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주신 이수민 선생님, 무대 올라가기 직전까지 격려해주고 반주를 해주신 송수강 선생님, 언제나 든든한 제 편이 되어 주신 가족들에게 정말 감사드립니다. 무엇보다 언제나 저와 함께해주신 하나님 아버지께 감사드립니다. 앞으로 좋은 연주자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첼로 고등부 안정빈

권위 있는 세계일보 음악콩쿠르에서 1위라는 영예를 안겨 주셔서 감사합니다. 본선에서 연주했던 쇼스타코비치 첼로 협주곡 1번은 열정적이고 멋있지만 그만큼 연습도 어려웠습니다. 많은 연습 끝에 본선 무대에서 최선을 다했는데 결과도 좋아서 더욱 뜻깊었습니다. 항상 저를 응원하고 격려해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피아노 중등부 김하경

먼저 피아노에 대한 재능을 주신 하나님께 영광을 돌립니다. 또 권위 있는 세계일보 콩쿠르에서 입상하게 돼 기쁘게 생각합니다. 심사위원분들과 가르쳐 주신 선생님들, 저를 위해 기도해 주시는 부모님과 많은 분께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겸손한 자세로 많은 사람의 마음을 울리는 연주자가 되겠습니다.

 

■피아노 중등부 정해인

세계일보 음악콩쿠르에서 큰 상을 받게 해준 분들께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 피아노만 있는 작은 연습실은 선생님들의 열정적인 가르침과 친구들의 따뜻한 동료애, 가족들의 응원이 녹아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주변의 도움으로 제가 이 자리에 있다고 생각하며, 항상 나아지는 연주자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바이올린 중등부 이로아

긴장감과 짜릿함을 동시에 주는 특별한 곳인 무대 위에서 연주하고 큰 상까지 받아 영광입니다. 항상 곁에서 도와주신 부모님과 김정연 선생님, 박혜진 선생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올해도 미국캠프를 시작으로 여러 녹화와 무대들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다음 무대가 더 기대되는 연주자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비올라 중등부 박예훈

비올라를 배운 지 2년여 만에 권위 있는 세계일보 콩쿠르에서 1위를 해 너무 기쁩니다. 제가 잘 성장할 수 있도록 애정을 듬뿍 주시는 김진환 선생님과 섬세하게 이끌어주시는 최정은 반주자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항상 든든한 버팀목이 돼 주시고 기도와 응원을 해주시는 부모님께도 정말 감사합니다. 음악으로 관객과 슬픔과 기쁨을 나누며 소통하는 연주자가 되고 싶습니다.

 

■첼로 중등부 진예원

권위 있는 세계일보 음악콩쿠르에서 1등이라는 큰 상을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본선 때 쇼스타코비치 콘체르토 1악장을 연주했는데 현대곡이 처음이라 어려웠습니다. 그만큼 하나씩 해낼수록 더욱 뿌듯하고 즐기면서 했던 거 같습니다. 김선주 선생님, 현혜선 선생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누구보다 제 옆에서 응원해준 부모님과 친구들께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피아노 초등부 윤하담

세계일보 음악콩쿠르에서 1위를 해 너무 기쁘고 영광스럽습니다. 연습이 힘들 때도 있지만 피아노는 언제나 저에게 둘도 없는 친구입니다. 온 마음을 다해 사랑으로 지도해 주신 선생님들과 저의 꿈을 위해 함께 노력해 주시는 가족들, 응원해주는 친구들 모두에게 감사드립니다. 더 열심히 노력해서 멋진 피아니스트가 되는 모습을 기대해 주기 바랍니다.

 

■바이올린 초등부 권서연

제가 연주한 파가니니 협주곡은 테크닉이 어렵고 다이나믹한 곡으로 잘 연주하고 싶었던 곡입니다. 그만큼 성취감과 만족감이 컸고, 좋은 결과까지 얻어 매우 기쁩니다. 항상 열정적으로 지도해 주시는 박재연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사람들의 마음속 깊은 곳을 움직이는 훌륭한 연주자가 되겠습니다.

 

■비올라 초등부 천희엘

권위 있는 세계일보 콩쿠르에서 좋은 상을 받게 돼 너무 기쁩니다. 지도해 주신 이지윤 선생님과 송수강 선생님께도 감사드립니다. 비올라는 저에게 친구이자 위로가 되는 악기입니다. 제가 존경하는 연주자들과 함께 연주할 수 있는 날이 오는 그날까지 저의 꿈을 이루어 가겠습니다.

 

■첼로 초등부 장세인

콩쿠르 준비 기간이 짧아서 크게 기대하지 않았는데 결과가 좋아 무척 기쁩니다. 좋아하는 바흐 곡뿐 아니라 모든 첼로 음악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유명 연주자가 되고 싶습니다. 음악을 알게 하시고 가족처럼 대해 주시는 이강호, 김선주 두 분 선생님과 박은희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첼로가 오래오래 제 곁에 항상 좋은 친구로 남아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부문별 심사평

과감한 선곡은 훌륭… 작품 난이도 조절 아쉬워

 

■피아노 - 이혜경 중앙대 음악학부 피아노전공 명예교수

 

예선을 거쳐 초등부(4∼6학년) 9명 중 6명이, 중등부 28명 중 9명이, 고등부 41명 중 11명이 본선에 진출했다. 예년에 비해 참가자 수가 많지 않았지만, 모두 높은 수준의 연주력을 보여주었다. 예선에서는 부문별로 클레멘티, 하이든 등 고전 소나타의 빠른 악장들을 연주했는데, 초등부 참가자들의 소리가 생동감 있게 자연스러웠다. 고등부는 다소 획일적이고 정형화된 해석들을 보여줘 아쉬웠다. 본선에서는 모두들 과감하고 다양한 선곡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고, 완성도 높은 연주를 했다. 다만 너무 어려운 곡은 기교에 몰두하느라 청중과 소통하는 여유를 갖기 어려울 수 있다. 난이도를 잘 조절해 작품 특성과 연주자의 개성이 조화를 이루도록 했으면 한다.

극도의 긴장 속에서 완성도 높은 무대 만들어

 

■바이올린 - 신은령 단국대 음악·예술대학 음악학부 교수

 

제35회 세계일보 음악콩쿠르 수상자들에게 진심 어린 축하를 보낸다. 이번 심사를 통해 다시 한 번 한국 음악계의 미래는 밝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 연주자는 작곡자의 의도를 파악하는 해석과 기술적인 완성도를 통해 음악성을 최대한 펼쳐야 한다. 안정감 있는 연주와 몰입도로 심금을 울리는 음악성을 보여준 연주자와 아쉽게도 긴장감을 떨치지 못하고 충분히 실력 발휘를 하지 못한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올해는 예년보다 전체적으로 수준이 크게 향상됐음을 부인할 수 없다.극도의 긴장감 속에서도 예술의 경지에 이르기까지, 각고의 인내와 노력을 이겨낸 수상자들의 열정에 아낌없는 격려와 박수를 보낸다.

어려운 곡 선택, 음악적 흐름 부자연스럽게 해

 

■비올라 - 김은정 단국대 음악·예술대학 음악학부 교수

 

초등부 참가자들은 쉽지 않은 곡이었지만 기본기에 충실하면서도 곡을 이해하려고 애쓴 노력이 보여 흐뭇했다. 중등부 참가자들은 예선에서 바흐 무반주 3번을 입체적인 음향과 깨끗한 음색으로 좋은 연주를 보여주었는데, 본선에선 곡 선정이 아쉬웠다. 콘체르토(협주곡) 안에서 자유곡을 하는 거였는데 너무 어려운 곡을 골라 음악적 흐름이 부자연스러웠고 소리에도 영향을 줬다. 본인의 기량을 맘껏 펼칠 수 있는 곡 선정이 중요해 보인다. 고등부 참가자들은 곡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갖고 에너지 넘치는 소리와 테크닉으로 열정적인 연주를 했다.

고등부 1위, 작곡가 의중 들여다본듯 성숙 경지

 

■첼로 - 윤영숙 서울대 음악대학 명예교수

 

초등부와 고등부 수상자들의 탁월한 연주력이 특히 인상 깊었던 무대였다. 초등부 1등 장세인은 기교적 세련미와 우아한 표현력이 우수했고, 고등부 1등 안정빈은 마치 작곡가의 의중을 들여다본 듯 발현해 내는 솜씨가 매우 성숙한 경지에 이르렀음을 보여줬다. 고등부 2등 신홍성도 유연하고 탄력 있는 음색으로 선율구사가 유창했다. 중등부 1등 진예원은 지칠 줄 모르고 돌진해 나가는 저력이 돋보였는데 서정성과 섬세함을 놓치지 않고 부각시켰더라면 더 좋았겠다.나머지 수상자도 저마다의 우수한 강점을 지녔다. 우열을 가릴 수밖에 없는 엄혹한 콩쿠르에선 누구라도 긴장감 탓에 순간적으로 미숙한 처리나 돌발상황이 벌어질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이강은 선임기자 kele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