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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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얘기부터 해야 할지…” 尹정부 전방위 질타한 이재명

군인 수당 미지급, 자영업자 줄폐업 등
거론하며 “아프리카에 100억달러
확실치도 않은 가스전에 1조원씩
쏟아부을 돈은 있는가” 역정 내듯 질타
北 오물 풍선에 확성기 방송 맞대응하자
“왜 벌집을 건드려서 긴장 격화시키나”
“참 뭐, 최근에는 일들이 너무 많이 생겨서 무슨 얘기를 먼저 해야 할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2일 당 회의에서 윤석열정부의 실정을 주장하며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최고위원 발언을 듣고 있다. 뉴스1

현역 부사관들이 당직수당과 생명수당 등을 받지 못한 채 군 복무를 하고 있다는 말로 포문을 열었다. 이 대표는 “임오군란 때 군인들 보수를 쌀로 줬는데, 이 쌀에 모래를 섞어 줬다는 것 아닌가”라며 “지금 군대 가서 헌신하는 것도 참 대견한 일인데 더 잘해주지는 못할망정 법적으로 줘야 할 온갖 수당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고 있다는데 한 두 번이 아니라 몇 년 치 밀린 곳도 있다고 한다. 대체 뭐하는 일인가”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같은 당 정성호 의원이 국방부에 관련 자료를 요구했으나 현황 파악조차 안 된 것으로 드러났다며 “5대 군사 강국 대한민국의 군대 현실로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해 국회 국방위원회 등 아직 구성이 안 된 7개 상임위 구성을 서둘러야 한다고도 했다.

 

불경기 속 한계 상황에 내몰린 자영업자 구제책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자영업자 폐업자 수가 작년 대비 벌써 11만명이 늘어나 곧 100만명이 된다고 한다”며 “거기에 딸린 종업원들, 가족들은 어떻게 사나”라고 우려했다.

동해 심해 가스전 탐사. 석유공사 제공

윤석열정부가 아프리카 국가들에 대한 공적개발원조(ODA) 규모를 2030년까지 100억달러 규모로 확대하겠다고 밝힌 것을 두고는 “14조원 정도 되는 것 아닌가. 그건 없어지는 돈이지만, 대한민국 골목 상권에 지역 화폐, 즉 상품권이다. 쿠폰이다. 이런 것을 지급하면 없어지지 않는다. 돈이 돌잖나”라고 했다. 이어 “세금이 들어오고, 경제 규모가 커지고, 국민 소득이 늘어나고, 골목 상권이 활성화되고, 영세 자영업자 매출이 늘어나고, 밀린 이자도 좀 갚고, 폐업도 좀 미루고”라며 언성을 높였다.

 

동해 석유·가스전 시추 사업도 도마에 올랐다. 이 대표는 “확실치도 않은 유전에 5000억원씩 1조원씩 퍼부을 돈은 있으면서, 아프리카에 100억불씩 원조할 돈은 있으면서”라면서 “폐업하고 이자 못 내서 카드론 빌리러 다니고, 사채업자한테 매달리고, 그러다가 가족들 껴안고 죽고 이러는 거 안 보이나”라고 격한 감정을 드러냈다. “부자들 세금은 왜 깎아주나. 몇천억원씩 영업이익 생기는데, 거기서 법인세를 깎아주면 나라 경제가 사는가. 어떻게 이럴 수 있나”라고도 했다.

 

이 대표는 한국인의 자살률이 심각 수준임을 지적하며 “이유가 뭔가. 먹고살기 어려워서 그런 것 아닌가”라고 했다. 정부·여당을 향해선 “도대체 정치는 왜 하며 권력은 왜 가지나. 놀고 즐기자고 국민들한테 이런저런 약속을 하고 권력을 위임받는가”라고 했다. “불필요한 생떼나 쓰고, 권력 줬더니 보복이나 하고, 이 나라를 개인 사유물로 여기는 것인가”라고도 했다.

지난 2일 경북 예천군 한 마을 민가에 떨어진 북한 대남 오물풍선을 합동조사단이 조사를 하고 있다. 뉴스1

북한의 오물풍선 도발에 우리 정부가 대북 확성기로 맞대응에 나선 점도 비판했다. 이 대표는 “왜 멀쩡한 휴전선에 벌집은 건드리나”라며 “그런 것 건드려서 긴장이 격화되고 충돌 가능성이 높아지면 투자가 줄고, 주식시장 떨어지고, 경기 위축되고, 민생 나빠지고, 일자리 사라지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그는 “있는 긴장도 완화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판에 없는 긴장 만들어서 자극한다”고 했다.


배민영·최우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