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오전 전북 부안군에서 규모 4.8 지진이 발생한 뒤 규모 3.1 지진을 포함해 오후 2시까지 15차례 여진이 발생했다.
14번째 여진까지는 규모가 2.0 미만인 미소지진이었으나, 오후 1시 55분께 15번째 여진은 규모가 3.1을 기록했다.
규모 3.1 여진으로 진앙 반경 50㎞ 내 지자체에 긴급재난문자가 발송됐다.
호남과 대전, 충남, 경남 등에서 흔들림이 느껴졌을 것으로 보인다.
오전 지진으로 놀란 가슴을 겨우 진정시켰던 부안군민은 규모 3.1 여진에 다시 한번 놀랐다.
한 부안군 공무원은 "사무실에 앉아 있는데, '쿵'하고 무언가가 무너지는 소리가 났다"며 "오전만큼은 큰 소리는 아니지만 여진이 왔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부안군 행안면의 30대 김모 씨는 "둔탁한 소리가 나고 이후 발밑으로 진동이 오는 게 느껴졌다"며 "불안한지 진동을 느끼고 집 밖으로 뛰쳐나온 주민도 있었다"고 말했다.
부안군 부안읍에 거주하는 50대 서모 씨도 "아침과 비교해 크진 않았지만, 바닥이 울리고 건물 전체가 흔들리는 느낌이 났다"고 불안해했다.
전북자치도소방본부에 따르면 오후 1시 55분 이후 여진 감지 신고 7건이 추가로 접수됐다. 부안 4건과 정읍 2건, 김제 1건이다.
지진은 단층에 축적된 응력이 해소되는 과정으로, 보통 한 번의 지진으로 응력이 전부 해소되지 않아 여진이 이어진다.
박순천 기상청 지진화산연구과장은 "그간 한반도에서 발생한 규모 4.5 이상 5.0 미만 지진 사례를 살펴보면 수개월간 여진이 지속하기도 한다"면서 "이번 지진도 최소 일주일간 여진이 있지 않을까 추정된다"고 말했다.
국내 지진 계기관측 이래 최강인 2016년 9월 12일 경주 지진(규모 5.8)의 경우 발생하고 약 1년 후인 2017년 8월 21일까지 600여회 여진이 이어졌다.
다만 여진은 시간이 지날수록 강도가 약해지고 빈도도 감소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경주 지진의 여진도 본진 발생일과 이튿날 발생한 것이 239회로 전체의 약 38%를 차지했다.
2017년 11월 15일 발생한 규모 5.4 포항 지진의 경우 발생 후 2018년 5월 31일까지 약 618회 여진(전진 포함)이 발생했는데, 이 가운데 70%인 432회가 지진이 발생한 달에 일어났다.
일반적으로 지진이 발생하고 열흘이 지나면 여진 횟수가 10분의 1 수준으로 감소한다.
다만 굉장히 규모가 큰 강진은 여진이 수십 년 후 발생하기도 한다.
2011년 3월 규모 9.0으로 발생한 동일본대지진 여진이 10년이 지난 2021년 2월 7.3 규모로 발생하기도 했다. 포항 지진의 경우에도 본진이 발생하고 약 3개월이 지난 시점에 규모 4.6에 달하는 여진이 일기도 했다.
여진의 규모와 관련해서 학계에서는 '배스의 법칙'이 통용된다.
지진의 규모와 무관하게 가장 강한 여진은 본진보다 규모가 1.2 작다는 것이다.
이를 그대로 적용하면 이번 부안군 지진의 경우 3.6이 예상되는 여진의 최대규모가 된다.
<연합>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