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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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 사망사고’ 후 강아지만 챙긴 DJ…“국위선양” 선처 호소

배달원 사망사고…검찰, 징역 15년 구형
20대女 “죽을죄 지었다…무릎 꿇고 사죄”
지난 2월3일 새벽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서 음주운전 사망 사고를 낸 20대 여성 운전자가 강아지를 끌어안고 있는 모습.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갈무리

 

새벽에 서울 강남에서 음주운전을 하다 오토바이 배달원을 치어 숨지게 한 20대 클럽 DJ에게 징역 15년이 구형됐다. 첫 재판 당시 배달원을 탓했던 안씨 측은 “국위선양을 해왔다”며 뒤늦게 선처를 호소했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25단독 김지영 판사 심리로 지난 11일 열린 20대 여성 안모씨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사·도주치상 및 음주운전 혐의 사건 결심 공판에서 피고인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만취 상태에서 두 번의 교통사고를 저지르고 사망사고까지 냈다”며 “전국 각지에서 1500명에 달하는 국민이 소식을 접하고 피고인에 대한 엄벌 희망 탄원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어 “(사망 사고는) 신호위반과 과속 등 피고인의 과실로 발생한 게 명백한데도 (피고인은) 이륜차 운전자가 마치 도로교통법을 위반한 것이 사고 발생의 원인인 것처럼 사실관계와 법리를 왜곡해 주장했다”고 지적했다.

 

반면 안씨 측은 유족과 합의했고 75회에 걸쳐 반성문도 제출했다면서 집행유예를 요청했다.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도로에서 만취 상태로 차를 몰다 오토바이를 추돌해 배달원을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20대 여성이 지난 2월5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위험운전치사) 혐의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안씨 측 변호인은 “피고인은 연예 분야에 천재적인 재능을 갖추고 중국, 태국 ,대만 등지에서 해외 공연을 하며 국위선양을 했고, 서울 종로경찰서 홍보대사이기도 했다”며 “매일 범행을 깊이 반성하며 75회에 걸쳐 반성문을 제출했다. 집행유예 등 관대한 처벌을 내려달라”고 말했다.

 

안씨 역시 “생명을 잃은 피해자께 진심으로 무릎 꿇고 사죄드린다. 고통을 감내하고 계실 유가족분들께도 죽을죄를 지었다”며 “잘못을 깊이 반성하며 다시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고, 사회의 가장 낮은 곳에서 봉사를 통해 세상을 배워나가겠다”고 호소했다.

 

안씨는 지난 2월3일 오전 4시40분쯤 혈중알코올농도 0.221%의 만취 상태로 운전하다 앞서 달리던 이륜차를 들이받아 운전자를 사망하게 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사고로 배달원 50대 남성이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그는 지난 2월 구속 직후 사고 당시 구호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은 채 반려견만 끌어안고 있었다는 목격담과 관련해 “사고 직후 피해자분이 보이지 않았고 제가 사람을 쳤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며 “많은 사람이 차 주변으로 모여 저도 차에서 내렸고, 이후 강아지가 너무 짖어서 현장이 시끄러우니 강아지를 안고 있으란 말에 안았다. 사람의 생명을 경시하며 강아지만을 챙기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 4월 열린 첫 재판에서 “배달원이 도로교통법을 지켰으면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하며 피해자를 탓하는 발언을 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안씨에 대한 선고기일은 내달 9일 열릴 예정이다.


김수연 기자 sooy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