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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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부터 문화재까지’ 부안 지진 피해 건수 286건으로 늘어

12일 전북 부안군에서 발생한 규모 4.5의 지진 피해가 하루 새 120건 이상 늘어나 총 280건을 넘어섰다. 피해는 주로 주택 등 건물 균열에 집중됐지만, 사찰 문화재에서도 발생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13일 지진 현장을 찾아 피해 현황을 살폈고, 전북도는 지진 피해시설 응급 복구와 피해 주민 구호 등을 위해 특별교부세 지원을 정부에 건의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와 전북도에 따르면 부안지역 지진에 따른 피해를 조사한 결과 이날 오후 2시까지 총 286건이 확인됐다. 이는 전날 오후 9시까지 접수한 피해 건수(158건)보다 128건이 늘어난 수준이다.

 

최응천 국가유산청장이 12일 지진 피해를 입은 전북 부안 내소사를 방문해 담장석 탈락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국가유산청 제공

지역별로는 진원인 부안이 245건으로 가장 많았고, 인근 정읍 19건, 고창 8건, 군산 4건, 익산·순창 각각 3건, 김제·전주 각각 2건 순이다. 피해 시설은 주택과 창고, 상가, 학교, 공공시설 등의 건축물이 270건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유형은 주로 주택이나 창고 벽체·유리창·화장실 등의 균열·파손을 비롯해 담장 기울어짐, 지하 주차장 바닥 들뜸 등이었다.

 

국가유산 등 문화재 시설에서도 총 6건의 피해가 확인됐다. 중요 국가유산 보물인 부안 내소사 대웅보전은 서까래 사이에서 흙 일부가 떨어졌고 지붕 하중을 떠받치고 있는 공포 일부가 원래 위치를 벗어나기도 했다. 부안지역 사찰 ‘개암사’ 내 보물인 대웅전에서는 전북도 유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석가여래삼존불좌상의 머리 부분 장식 조각이 떨어졌고, 종무소 담장에 균열이 발생했다. 고인돌 유적인 사적 ‘부안 구암리 지석묘군’ 일대에서는 진동으로 담장 일부가 파손됐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이날 전북도, 부안군과 함께 진원인 부안군 계화면 일대를 찾아 피해 상황 등을 파악하고, 사후 복구 지원 등 대책을 논의했다. 이 장관은 이 자리에서 “지진으로 인한 피해와 불안감을 국민들이 많이 느낄 것으로 생각한다”며 “관계기관에서는 신속한 복구와 시설물 안전 조치에 총력을 다해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관영 전북도지사는 지진에 따른 피해시설 응급 복구와 피해 주민 구호 등을 위해 특별교부세 50억원을 지원해달라고 정부에 요청했다. 김 도지사는 “시군, 유관기관이 적극 협조해 피해 시설물 점검과 복구를 조속히 완료할 계획”이라며 “도민이 일상을 조속히 회복하도록 피해 주민들에 대한 심리치료 등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상민 행전안전부 장관(오른쪽 세번째)이 13일 전북자치도 부안군 계화면 지진 피해 현장을 찾아 김관영 도지사에게 피해 상황 관련 설명을 들으며 이동하고 있다. 뉴스1

앞서 행안부는 전날 오전 부안지역 지진 발생 이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비상 1단계를 가동하고 관계 부처, 지자체와 함께 건축물과 공공시설, 산사태 취약지 등 시설물 490개소에 대해 긴급 안전점검을 한 결과 이상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전북도는 시군, 소방, 경찰 등 인력 800여명과 펌프카, 구조차, 순찰차 등 장비 390여대를 동원해 비상근무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부안 지진은 전날 오전 8시26분49초쯤 부안군 부안군 행안면 진동리(진앙 북위 35.70도, 동경 126.71도) 일대에서 규모 4.8, 깊이 8㎞에서 발생했다. 호남에서 발생한 역대 지진 중 가장 강력한 것이자 올해 한반도와 주변 해역에서 발생한 지진 중 가장 큰 규모여서 충청, 영남, 수도권에서도 흔들림이 감지될 정도였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으나, 건물 벽이 갈라지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부안=김동욱 기자 kdw7636@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