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희미해지는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에… 美 MMF 규모 '8432조원' 역대 최대

유럽도 금리 인하 입장 선회 ‘고민’

희미해지는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에 미국 머니마켓펀드(MMF) 자산규모가 사상 최대를 경신했다. MMF는 고객의 돈을 모아 짧은 기간만 투자해서 수익을 얻는 초단기금융상품으로 현금화가 쉽게 가능해 초안전자산으로 손꼽힌다. 최근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 인하를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힘을 얻고 있는 가운데 미국 투자자금도 안전자산으로 쏠리고 있는 것이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자산운용협회(ICI)는 12일까지 한 주간 280억 달러(약 28조6000억 원)가 MMF에 유입되면서 총자산이 6조1200억 달러(약 8432조 원)로 불어났다고 밝혔다. 지난 4월 기록한 종전 최대치를 넘어선 사상 최대 규모다. 항목별로는 국공채, 환매조건부채권 등에 주로 투자하는 정부기금 MMF에 251억4000만 달러가 유입됐으며, 상업어음(CP) 등 상대적으로 고위험 자산에 투자하는 프라임 MMF에는 49억2000만 달러가 들어왔다.

 

이런 흐름 속 페더레이티드 에르메스의 글로벌 유동자금시장 최고투자책임자(CIO) 데보라 커닝햄은 MMF 자산이 7조 달러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까지 전망했다. 커닝햄 CIO는 미 피츠버그에서 열린 한 심포지엄에서 “대규모 자금이 빠져나가 고위험 상품으로 가지 않을 것”이라며 “유입 경로가 달라지겠지만 현금 유입은 계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연준은 앞서 12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올해 금리인하가 한차례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 3월 세 차례 전망에 비해 크게 축소된 것이다. 이에 따라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해 안전자산으로 향하는 투자자산의 쏠림현상이 강화하는 형국이다.

 

미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전망 축소는 이미 금리 인하를 시작한 유럽중앙은행(ECB)도 혼란에 빠졌다고 이날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하기도 했다. ECB는 지난 6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한 바 있다. 그러나, 향후 추가 금리 인하는 쉽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이 금리를 내리지 않은 상태에서 유로존만 금리를 거듭 내릴 경우 통화가치의 상대적 하락으로 물가가 다시 높아질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ING그룹의 카스텐 브르제스키 거시 리서치팀장은 “연준의 결정은 ECB 매파들에게 생각할 거리를 제공할 것이며, 추가 금리 인하에 대해 더욱 신중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CB 이사들도 소비자물가 전망 불확실성이 크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금리 추가 인하에는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 역시 “금리가 ‘계속 하락하는 경로’에 있지 않으며 ECB가 앞으로 한 번 이상 금리를 동결할 수 있다”면서 하락 입장을 접을 수 있다고 밝혔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