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시험 범위도 모르는데 원서접수부터 하란 소리에요.”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이매동 ‘1·2·3·5단지 재건축추진준비위원회’ 위원장 윤모씨는 “지금 건설사마다 예상하는 재건축 분담금이 제각각”이라며 “일단 낮은 재건축 분담금 예상 수치를 보여줘 주민동의율만 받은 뒤 분담금이 올라버리면 어떡하냐”고 지적했다. 이어 “최소한 성남시에서 분담금 수치 관련 가이드라인은 줘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14일 윤 위원장은 ‘주민동의율’만 우선해 재건축 선도지구를 선정하는 정부 당국의 정책에 이같이 비판했다. 윤 위원장은 당국이 정확한 재건축 분담금 수치를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위원장은 국토교통부·지자체 등 당국이 정확한 재건축 분담금 예상 수치를 주민들에게 제공하지 않은 채로 단순히 주민동의율을 선도지구 지정에 가장 큰 기준으로 고려하는 것을 문제 삼았다.
정부는 올해 1기 신도시인 분당, 일산, 평촌 등을 대상으로 선도지구를 선정해 재건축 사업을 추진 중이다. 국토교통부가 제시한 선도지구 선정 기준을 보면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주민동의율(60%)이다. 나머지는 주차대수(10%), 도시기능 활성화 필요성(10%), 참여 단지 수(10%), 참여 세대수(10%) 등이다.
실제로 재건축 사업에서 추가분담금 문제로 공사가 중단됐던 적은 여러 번 있다. 대표적으로 2022년 둔촌 주공아파트 재건축 공사 중단 사태가 있다. 당시 건설사들은 조합에 추가분담금을 요구하며 갈등을 빚었고 서울시가 중재하기 전까지 4개월간 공사가 중단된 바 있다. 둔촌 주공아파트는 올림픽파크레온이란 이름으로 올해 11월 입주를 앞두고 있다.
윤 위원장은 이번 재건축 선도지구 지정 여부에 따라 바로 옆 단지라도 재산권 차이는 현격히 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같은 초등학교를 보내고 같은 도로를 쓰고 같은 상가를 이용하더라도 그럴(재산권 차이가 날)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이매동 1·2·3·5단지는 주민동의율 70% 정도를 받았고 서현동의 대단지 아파트는 주민동의율을 85%이상 받았다고 한다.
재건축 기대감에 분당구 이매·서현동 집값은 지난주 기준 전국에서 경기도 과천시(0.38%)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상승률인 0.30%를 기록했다. 전날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6월 둘째 주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그러하다.
실제로 이날 만난 이매동의 한 공인중개사 A 씨는 “현재 매물이 없다”라며 “지난주 이매동의 20평대 매물을 2개 내놨던 매도인이 돌연 물건을 거둬갔다”라고 말했다. A 씨는 “5월 중순부터 6월 초순까지 거래가 많이 됐다”라고 말했다.
선도지구는 오는 9월 제안서 접수, 10월 평가를 거쳐 11월에 지자체가 최종 선정하며 선정 즉시 특별정비계획 수립에 착수해 2025년 중으로 특별정비구역 지정을 마무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