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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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범위 모르고 원서접수부터 하란 소리”… 과열되는 분당 재건축 시장

1기 신도시 선도지구 11월 지자체 최종 선정
14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이매동의 한 아파트 단지 전경. 양다훈 기자

 

“사실상 시험 범위도 모르는데 원서접수부터 하란 소리에요.”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이매동 ‘1·2·3·5단지 재건축추진준비위원회’ 위원장 윤모씨는 “지금 건설사마다 예상하는 재건축 분담금이 제각각”이라며 “일단 낮은 재건축 분담금 예상 수치를 보여줘 주민동의율만 받은 뒤 분담금이 올라버리면 어떡하냐”고 지적했다. 이어 “최소한 성남시에서 분담금 수치 관련 가이드라인은 줘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14일 윤 위원장은 ‘주민동의율’만 우선해 재건축 선도지구를 선정하는 정부 당국의 정책에 이같이 비판했다. 윤 위원장은 당국이 정확한 재건축 분담금 수치를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위원장은 국토교통부·지자체 등 당국이 정확한 재건축 분담금 예상 수치를 주민들에게 제공하지 않은 채로 단순히 주민동의율을 선도지구 지정에 가장 큰 기준으로 고려하는 것을 문제 삼았다.

 

정부는 올해 1기 신도시인 분당, 일산, 평촌 등을 대상으로 선도지구를 선정해 재건축 사업을 추진 중이다. 국토교통부가 제시한 선도지구 선정 기준을 보면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주민동의율(60%)이다. 나머지는 주차대수(10%), 도시기능 활성화 필요성(10%), 참여 단지 수(10%), 참여 세대수(10%) 등이다.

 

실제로 재건축 사업에서 추가분담금 문제로 공사가 중단됐던 적은 여러 번 있다. 대표적으로 2022년 둔촌 주공아파트 재건축 공사 중단 사태가 있다. 당시 건설사들은 조합에 추가분담금을 요구하며 갈등을 빚었고 서울시가 중재하기 전까지 4개월간 공사가 중단된 바 있다. 둔촌 주공아파트는 올림픽파크레온이란 이름으로 올해 11월 입주를 앞두고 있다. 

 

14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의 한 아파트 단지에 내걸린 현수막. 양다훈 기자

 

윤 위원장은 이번 재건축 선도지구 지정 여부에 따라 바로 옆 단지라도 재산권 차이는 현격히 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같은 초등학교를 보내고 같은 도로를 쓰고 같은 상가를 이용하더라도 그럴(재산권 차이가 날)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이매동 1·2·3·5단지는 주민동의율 70% 정도를 받았고 서현동의 대단지 아파트는 주민동의율을 85%이상 받았다고 한다.

 

재건축 기대감에 분당구 이매·서현동 집값은 지난주 기준 전국에서 경기도 과천시(0.38%)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상승률인 0.30%를 기록했다. 전날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6월 둘째 주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그러하다.

 

실제로 이날 만난 이매동의 한 공인중개사 A 씨는 “현재 매물이 없다”라며 “지난주 이매동의 20평대 매물을 2개 내놨던 매도인이 돌연 물건을 거둬갔다”라고 말했다. A 씨는 “5월 중순부터 6월 초순까지 거래가 많이 됐다”라고 말했다.

 

선도지구는 오는 9월 제안서 접수, 10월 평가를 거쳐 11월에 지자체가 최종 선정하며 선정 즉시 특별정비계획 수립에 착수해 2025년 중으로 특별정비구역 지정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